‘슬픈 사랑’ 담긴 타이타닉 시계 6400만원에 경매돼

phoebe@donga.com2018-08-28 08: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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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리티지 옥션
그것은 변색된 낡은 시계입니다. 타이타닉을 삼킨 바다 저 밑에 있던 시계는 침묵 속에서 천천히 부식되고 있었습니다. 100년 전 슬픈 사랑을 간직한 아름다운 시계 이야기를 최근 뉴욕포스트가 전했습니다. 

지난 8월 25일(현지시간) 5만7500달러(한화로 약 6405만 원)에 경매된 2인치짜리 은시계는 원래 러시아 남자 시나이 칸토르(Sinai Kantor)의 것이었습니다. 1912년 4월 신부 미리암과 타이타닉 호를 타고 항해를 떠났을 때 그의 나이는 서른넷이었습니다.

브롱크스에 정착한 후 의사가 되려던 시나이는 녹색 정장 주머니에 스위스제 은시계를 넣은 채로 익사했습니다. 치과의사가 되려면 아내 미리암은 살아남았습니다.

시나이의 시계는 다이얼 위에 히브리 번호가 새겨져 있습니다. 뒤편에는 십계명을 들고 있는 모세가 새겨져 있습니다.

타이타닉은 4월 15일 오후 11시 40분 뉴펀들랜드 해안에서 400마일 떨어진 빙산에 충돌했습니다. 선원들은 여성과 아이들을 먼저 구명보트로 안내했습니다. 시나이는 떠나는 아내 미리암을 갑판 위에서 지켜보며 시계를 꺼내 보았을지 모릅니다.

타이타닉은 오전 2시 20분 완전히 바닷물 속에 가라앉았습니다. 시나이는 주머니에 시계 말고도 작은 망원경도 넣었습니다. 타이타닉이 물속으로 가라앉는 2시간 넘는 시간동안 그는 자신의 신부가 탄 보트를 지켜봤을 것입니다.



영화 '타이타닉'의 한장면
시나이의 시신은 8일 후 영국 케이블 보수선 씨에스 매케이 베네트 호 선원들이 발견했습니다. 그의 시신은 뉴욕으로 가는 도중 방부 처리되는 바람에 속옷만 입고 있었습니다.

미리암은 남편을 퀸즈 시온 묘지에 묻었고, 남편의 녹색 정장과 코트, 그리고 공책, 시계, 망원경 등 소지품을 돌려받기 위해 법적투쟁을 벌였습니다.

그 후 시나이의 시계는 미리암이 매사추세프로 이사할 때 가족의 손에 맡겨졌습니다. 그녀는 재혼했지만, 해마다 4월 15일이면 시나이의 무덤에 신선한 꽃을 뿌려달라고 돈을 지불했다고 합니다. 미리암은 죽을 때까지 꽃값을 계속 보냈습니다.

25일 시계는 헤리티지 옥션을 통해 경매됐습니다. 시계는 캘리포니아 박물관 주인인 존 미오텔이 샀는데, 그는 타이타닉 다른 승객의 시계 3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의 소장품 중에는 존 제이콥 애스터 4세라는 타이타닉으로 사망한 가장 부유한 승객의 물건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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