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동 배우, 이름 대라”…경북대 MT 게임 논란

toystory@donga.com2018-08-24 18: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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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학교 자연과학대학 MT에서 '야동 배우 이름 대기' 게임을 진행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다.

23일 경북대 자연과학대학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최근 단과대 MT를 다녀왔는데 충격적인 일이 있었다"라며 "5초 안에 이름 다섯개를 대는 게임을 하더라. 그런데 진행을 맡은 남자 선배가 야동 배우 이름을 대라는 게 아니냐. 제 귀를 의심했다. 공적인 자리에서 저런 질문을 하나 하고"라고 말했다.

이어 "더욱 심각한 문제는 다음이었다. 망설이던 참가자들 중 한 참가자가 일본 야동 배우 이름을 대자 진행자가 국산 야동 이야기를 하더라. '왜 다 외국산이냐. 국산 애용'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며 '국산 배우는 누가 있냐'며 물었다. 그렇게 하고 넘어갔지만 누구 하나 문제 제기하지 않고 그냥 웃고 넘겼다"라고 덧붙였다.

이 학생은 "국산 야동, 정확히 불법 촬영물은 다 불법이고, 찍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가담자인 심각한 성범죄다. 피해 여성들이 이 땅에서 어떠한 취급을 받고 고통받았는지 생각해볼 때 결코 가볍게 여길 만한 일이 아닌 심각한 사안"이라며 "여학우들도 섞여 있는 자리에서 저런 말을 한 것이 성희롱인지 모르는 것 또한 문제지만 엄연한 성범죄를 희화화 한 것에 화났다"라며 진행자의 사과를 촉구했다.

이에 24일 경북대 자연과학대학은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자연과학대학 학생회장은 "MT 중 '주제어 5가지 빨리 말하기' 게임을 진행했고, 게임 중 'AV(성인동영상) 배우'라는 주제어를 추천받아서 진행자가 필터링 없이 게임을 진행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게임이 끝나갈 무렵, 저희 측 진행자는 '국산을 애용합시다'라는 발언을 했고 그렇게 게임은 마무리됐다"라고 덧붙였다.

학생회장은 "당시 진행자는 성인 영상에 대한 범위를 몰래카메라, 리벤지 포르노 등 불법유출 영상이 아닌 상업적으로 유통되는 합법적 제작 영상을 기준으로 진행했다"라며 "하지만 이러한 기준으로 진행을 하였더라도 다른 분들께서 보셨다면 당연히 불법유출 영상까지도 포함하는 범위로 생각하실 수 있다고 생각하고 주제어 자체를 굉장히 민감한 소재로 진행되었던 것은 명백한 저희 측의 잘못이며, 주제어를 필터링하지 않고 진행시켜 많은 분들께 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하고 반성하고 있다"라고 사과했다.

이어 "단대 학생회라는 단위로서 공식적인 행사에 신중하지 못한 모습으로 행동하지 못해 많은 학우분들께 피해를 끼친 점, 이번 논란으로 인해 단대와 학교의 명예를 크게 실추시킨 점에 대해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덧붙였다.

또 "진행자에 대한 조치를 논의 중"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 삼아 저를 비롯한 자연대학생회 모두가 다시 한 번 단대 학생회로서의 역할과 행동거지에 대해 자숙하며 깊이 반성하는 시간을 갖겠다"라고 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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