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국보급 유적서 속옷 벗은 男 관광객 ‘공개 수배’

hwangjh@donga.com2018-08-22 18: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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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경찰이 국보급 유적지에서 ‘속옷을 내린’ 관광객들을 공개 수배했다. 이들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조국의 제단(Altare della Patria) 분수에 들어가 옷과 속옷을 벗고 성기를 노출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

이날 이탈리아 현지 매체 및 영국 데일리메일 등 다수 언론은 두 명의 남성 관광객과 그 일행이 이탈리아의 랜드마크이자 국보급 유적 중 하나인 조국의 제단 분수에서 이 같은 일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해당 영상 캡처
이번 사건은 사건 당시 주변에 있던 러시아인 관광 가이드 의해 영상으로 촬영되어 공개됐고 큰 논란을 낳았다. 데일리메일은 이들의 국적이 영국이라고 보도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속옷 바람으로 분수대 안에 들어가 장난을 치는 두 남성과 이들을 촬영하는 일행의 모습이 담겼다. 심지어 이들 중 한 명은 속옷을 내린 채 포즈를 취하기까지 했다.

이들은 약 10분 간 이러한 행위를 지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어를 사용했다’는 목격자들의 증언도 확인됐다.

해당 영상 캡처
현지 경찰은 이들의 사진을 공개하는 한편, 로마 주재 외국 공관들에 협조를 요청하며 적극적인 수사에 나섰다. "불법적이고, 충격적인 행동”이라는 표현도 썼다.

이탈리아의 강경파 정치인인 마테오 살비니(Matteo Salvini) 내무장관 겸 부총리도 이들을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나는 이런 바보(idiots)들을 어떻게 교육시켜야 하는지 알고 있다”며 “이탈리아는 그들 집의 욕실이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마테오 살비니 내무장관 트위터 캡처
세계적 관광도시인 이탈리아는 그 유명세만큼 ‘민폐’ 관광객들로 인한 몸살도 심하게 앓고 있다. 당국은 유명 랜드마크를 손상하거나 경시하는 행동을 강력히 금지하고 있다. 사안에 따라 수백~수천 유로의 벌금을 부과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같은 대응에도 불구하고 사건은 끊이지 않는다. 최근에도 로마 트레비 분수에서 셀카 명당을 두고 난투극이 벌어졌으며, 과거에는 콜로세움에 자신의 이니셜을 새긴 관광객이 적발된 적도 있다. 베니스에서는 관광객들이 속옷차림으로 운하에서 목욕을 한 사건도 있었다.

한편 1911년 완공된 조국의 제단은 이탈리아의 초대 국왕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를 기리기 위한 장소다. 그는 이탈리아의 통일을 완성한 왕으로 큰 추앙을 받고 있다. 또한 이 곳에는 이탈리아 통일을 위해 싸운 무명용사들의 묘가 있다. 이탈리아 역사에 큰 의미를 갖는 장소이자 국가적 유적이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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