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180cm 건장한 남성, 딸 자전거 타고 340km 달린 이유

celsetta@donga.com2018-08-18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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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 Brain Tumour Charity
영국 남성 피터 윌리엄스(Peter Williams·46)씨는 키 180cm에 누가 봐도 탄탄하고 듬직한 체격을 가졌습니다. 그런 그가 일곱 살 딸아이 엘리(Ellie)가 즐겨 타던 깜찍한 분홍색 어린이 자전거를 타고 거리로 나서자 시선이 집중되는 건 당연했습니다.

피터 씨는 딸이 입원해 있던 브리스톨 어린이병원에서 2017년 9월 26일 출발해 랜즈엔드(Land’s End)까지 약 340km 나 되는 거리를 작은 자전거로 달렸습니다. 그가 굳이 불편한 어린이용 자전거를 타고 고된 도전에 나선 건 뇌종양으로 숨을 거둔 딸 엘리를 추모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작은 자전거 위에 올라 밝게 웃으며 페달을 굴리는 피터 씨가 품고 있던 가슴 아픈 사연은 곧 빠르게 퍼져나갔습니다. 피터 씨는 자기 딸처럼 뇌종양을 앓는 어린이 환자들에게 희망과 경제적 도움을 주기 위해 분홍 자전거 모금운동을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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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는 자전거를 정말 잘 탔어요. 세 살 때부터 보조바퀴 없이 두 발 자전거를 탈 수 있을 정도였죠. 자전거를 탈 때 아이가 얼마나 행복해 보였는지 절대 잊을 수 없을 겁니다.”

2014년 10월 갑작스럽게 오른쪽 눈이 보이지 않는다며 우는 아이를 병원에 데려간 뒤 피터 씨 가족은 힘겨운 싸움을 계속해 왔습니다. 결국 엘리는 세상을 떠났지만 피터 씨는 세상에 딸의 흔적을 남기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작은 자전거에 올랐습니다.

“뇌종양은 영국 어린이들과 40세 이하 젊은 사람들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암 질환이지만 뇌종양 연구 기금은 좀처럼 늘지 않고 있습니다.” 피터 씨는 1만 파운드(약 1438만 원)을 모아 뇌종양 환자 지원단체에 기부했습니다.

피터 씨의 기부금을 받은 지원단체장 사라 린젤 씨는 “우리의 마음은 언제나 피터 씨 가족, 그리고 사랑스러운 소녀 엘리와 함께할 것”이라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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