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 예수’ 이어 ‘알록달록 부처’…아마추어가 또 유물 훼손

celsetta@donga.com2018-08-08 16:2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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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NN
좋은 의도로 시작했지만 결과물이 처참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6년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원숭이 예수' 벽화 복원사건과 비슷한 일이 또 일어났습니다.

지난 2012년 스페인 여성 세실리아 기메네즈(당시 81세) 씨는 백 년 세월 탓에 물감이 벗겨진 성당 벽화를 복원하겠다며 붓을 들었지만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얼굴은 물론 몸 부분까지 전부 덧칠해 버려 원본의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았고 성스러워 보이던 예수님 얼굴은 원숭이처럼 변해 버렸습니다.



스페인 사람들은 물론 전 세계가 이 황당한 복원에 주목했는데요. 2018년 또 다시 500년 된 교회 조각상이 아마추어의 손길에 희생당해 싸구려 목각 인형처럼 변하고 말았습니다. 두 번이나 같은 일이 벌어지자 스페인 사람들은 무자격자가 멋대로 역사적 유물에 손 대는 것을 법으로 막아야 한다며 분노하고 있습니다.

엉터리 복원의 폐해는 스페인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에서는 1000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 깊은 불상이 조악한 채색 때문에 본래 모습을 잃은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사진=Thepaper.cn
이 사건을 세상에 알린 것은 쉬신(Xu Xin)이라는 역사 애호가였습니다. 쉬 씨는 쓰촨성 안웨현에 있는 송나라 시대 불상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최근 친구로부터 그 불상이 얼토당토않은 모양으로 ‘복원’ 됐다며 사진 몇 장을 받았다고 합니다. 사진 속 불상은 고유의 모습을 잃고 알록달록한 색으로 칠해져 있었습니다. 쉬 씨는 문제의 심각성을 널리 알리고자 웨이보에 불상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네티즌들은 “오묘한 기품이 사라졌다”, “1000년 역사가 하루아침에 손상됐다”며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쉬 씨는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유물은 오래 됐기 때문에 유물이다. 방금 만들어진 것처럼 보이게 덧칠할 필요가 없다. 신앙심 깊은 신도들이 좋은 뜻에서 불상을 ‘복원’했겠지만, 이렇게 칠해놓은 불상은 더 이상 유물이 아니라 우상(偶像)일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문제의 불상은 불심 깊은 현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십시일반 돈을 모아 칠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중국 형법과 문화재보호법에 따르면 유물을 훼손한 사람은 5000위안(약 82만 원)벌금이나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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