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금지, 화장하라” 中, 주민들 관 압수…무덤까지 훼손

celsetta@donga.com2018-08-03 17:3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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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CMP
국토의 묘지화를 막고 환경을 보호한다며 ‘매장 제로, 화장 100%’ 정책을 펴고 있는 중국 정부가 시골 주민들로부터 관을 압수해 부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노인이 수의를 미리 장만해 두면 건강하게 장수한다는 속설이 있듯 중국에서는 관을 짜서 집에 보관하면 무병장수하고 집안에 좋은 일이 생긴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노인들이 많이 사는 시골 지역에는 정성껏 주문 제작한 관을 집에 보관하는 일이 흔합니다.

중화권 매체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는 8월 1일 칼럼을 통해 중국 정부의 관 압수조치를 비판했습니다. 사회 정서와 민심을 고려하지 않은 조치에 주민들 사이에서는 ‘야만적인 조치’라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 안후이 성 안칭에서는 정부가 관을 몰수한다는 소식에 절망한 노인 여섯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공무원들은 집집마다 돌며 2000위안(약 32만 7000원)가량의 보상금을 지불하고 관을 가져갑니다. 맞춤 제작한 관 하나 가격인 5000위안(약 81만 8500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액수입니다. 살림이 가난해도 관만은 허름하지 않은 것으로 맞추고 싶어하는 서민들은 몇 년에 걸쳐 돈을 모아 좋은 관을 장만해 두곤 합니다.



장례식 도중 들이닥친 공무원들이 관에 안치된 시신을 꺼내는 장면. Youku 동영상 캡처
이미 완성된 묘를 파내고 관을 꺼내 부수는 장면. Youku 동영상 캡처
정부의 강압적인 조치는 단순히 집에 보관하던 관을 압수하는 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최근 장시 성 등지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장례식 도중 공무원들이 들이닥쳐 시신을 꺼낸 뒤 관을 빼앗아 가는 장면이 담겨 충격을 주었습니다. 심지어 이미 무덤에 묻힌 관을 파내기도 합니다.



장시 성 지안의 한 주민은 “공무원들은 단순히 사용하지 않은 관만 몰수하는 게 아니다. 이들은 장례식에 들이닥쳐 의식을 중단시키고, 무덤을 파헤치기까지 한다. 관, 비석, 망자를 위해 태우는 종이 돈 등 전통적인 장례 의식이 모두 금지됐다. 해도 너무 한다”며 울분을 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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