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날 신랑에게 버림받은 신부, 눈물 삼키며 하객에 사과

celsetta@donga.com2018-08-01 14:57:30
공유하기 닫기
결혼식 당일 신랑이 도망가는 바람에 신부가 혼자 남게 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행복해야 할 날에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버림받은 신부는 애써 감정을 추스르며 하객들에게 사과했습니다.

이 슬픈 사건은 7월 22일 태국 랏차부리 주에서 일어났습니다. 신부 마노우 주타팁 님누얼(Manow Jutathip Nimnual·24)씨는 남자친구 파킨 준점(Phakin Junjerm·20)과의 결혼을 약속하고 몇 달 전부터 준비에 공을 들였습니다. 두 사람은 결혼식 전 미리 전통 예복을 차려입고 웨딩 사진도 찍었습니다. 결혼식장에는 170여 개의 화환과 신랑신부 사진이 인쇄된 대형 현수막을 장식했고 하객 1000명에게 청첩장도 돌렸습니다.



사진=Manow Jutathip Nimnual/Facebook
그러나 두 사람의 결혼 서약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현지 매체 방콕 포스트(Bangkok Post)에 따르면 신랑 파킨 씨는 결혼식 당일 종적을 감췄다고 합니다. 마지막까지 희망을 버리지 못 하고 드레스를 입은 채 예비 신랑을 기다리던 마노우 씨는 홀로 단상에 올라가 하객들에게 “감사하게도 다들 와 주셨는데 결혼식을 못 하게 되었다. 죄송하다”고 사과했습니다.

부부의 행복을 빌어 주려 참석한 하객들도 신랑 행방불명 사태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신부의 친척 중 한 명은 “신랑에게 몰래 사귀는 여자가 있는 게 분명하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파킨 씨는 결혼식 이틀 전인 7월 20일 마노우 씨에게 “(신부 집안에서 요구한) 지참금을 감당 못 하겠다. 결혼 취소하자”고 말한 뒤 연락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노우 씨 부모는 예비 사위에게 지참금으로 현금 20만 바트(약 675만 원)와 20만 바트 어치 패물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신부 측에서는 결혼식 날 홀로 남겨질 신부의 체면을 걱정해 신랑 파킨 씨와 비슷한 용모를 가진 파킨 씨 삼촌에게 ‘신랑인 척 하고 신부 옆에 서 달라’고 부탁했지만 이 계획도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삼촌이 신랑 대역을 해 주는 대가로 100만 바트(약 3377만 원)를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신랑 대역이라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 생각해서 일부러 황당한 조건을 걸었다. 조카는 그 여성을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았다. 강요로 인해 결혼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배신당한 슬픔에 빠진 마노우 씨의 사연은 빠르게 퍼져나갔습니다. 태국 네티즌들은 “원치 않는 결혼이었으면 애초에 하지를 말든가 결혼식장 잡기 전에 파혼했어야 한다”, “신부가 너무 안됐다”, “꿋꿋이 이겨내길 바란다”며 마노우 씨를 위로하고 있습니다.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