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심이 돈 벌어주나”…’트럼프 굿즈’ 만드는 中 공장

celsetta@donga.com2018-07-30 16:2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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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미국 무역 분쟁으로 국제사회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 홍보물품 수 만 개를 생산하는 중국 공장이 주목받았습니다.

7월 25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안후이 성에 위치한 지아하오 깃발제작소에서는 지난 3월부터 9만 여 개의 트럼프 홍보 현수막을 제작했습니다. 현수막 뿐만 아니라 깃발, 대형 수건 등 ‘트럼프 굿즈’가 공장에 가득합니다. 트럼프가 '국산'을 쓰자고 독려하는 것을 지지자들이 모를 리 없지만, 저렴한 중국산 제품의 유혹은 쉽게 떨쳐내기 어려웠나 봅니다.

공장 매니저 야오 위안위안 씨는 “만약 미국이 우리 제품에 세금을 더 매긴다면 판매량이 줄어 매출이 떨어질 거다. (미국이) 더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지적재산권 침해·강제 기술이전 등을 문제삼아 7월 6일(현지시간)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 800여 개 품목에 25% 관세를 매겼습니다. 그러자 중국도 같은 규모의 미국산 제품 540여 개 품목에 25%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중국이 보복관세를 부과한 품목에는 미국 중서부에서 생산된 농산물도 포함되어 있는데, 농민들이 많이 사는 중서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표밭’이라 알려져 있습니다. 표심이 흔들릴 것을 우려한 트럼프 대통령은 농민들에게 120억 달러(약 13조 50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야오 씨의 깃발 공장에서는 트럼프의 슬로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가 새겨진 현수막은 물론 동성애 지지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도 생산하고 있습니다. 중국 사회는 동성애자를 비롯한 성소수자들에게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2017년에는 동성애자 17명이 동성애를 ‘치료’한다는 명목으로 병원에 갇혀 학대당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애국심은 누구나 가질 수 있지만, 애국심이 돈을 벌어 주는 건 아니다.” 현재 야오 씨네 공장은 애국심이나 사상과 별개로 실리를 추구하고 있지만, 만약 미국의 관세 압박이 점점 더 심해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공장에서 일하는 재봉사 순 리준 씨는 “트럼프의 압박이 더 심해질 수도 있지만 걱정하지 않는다.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 깃발도 매일 만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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