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아침 실리콘밸리. 차들이 달리는 도로 한 편에 깔끔한 셔츠를 차려 입은 26세 젊은 노숙자(홈리스) 데이비드 카사레즈(David Casarez)가 ‘굶주리고 있다(HUNGRY)’는 메시지가 적힌 판넬을 들고 섰다.
노숙자들이 도움을 요청하는 건 미국에서 낯선 모습은 아니다. 하지만 이 남성의 손에 들린 건 흔히 볼 수 있는 ‘배가 고프니 밥 값을 좀 달라’는 메시지가 아니었다. 그는 자신이 “성공에 굶주렸다(Hungry for Success)”고 호소했다. “이력서를 받아가 달라”는 메시지도 함께였다.
노숙자들이 도움을 요청하는 건 미국에서 낯선 모습은 아니다. 하지만 이 남성의 손에 들린 건 흔히 볼 수 있는 ‘배가 고프니 밥 값을 좀 달라’는 메시지가 아니었다. 그는 자신이 “성공에 굶주렸다(Hungry for Success)”고 호소했다. “이력서를 받아가 달라”는 메시지도 함께였다.
밥 값이 아니라 일자리를 원한다는 카사레즈의 호소는 우연히 그 날 그 곳을 지나던 재스민 스코필드(Jasmine Scofield) 덕에 전세계로 알려지게 됐다. 스코필드는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 사람들에게 돈을 구걸하는 대신 이력서를 가져가 달라고 부탁하는 젊은 노숙자를 봤다”면서 “실리콘밸리에 있는 누군가가 그를 도울 수 있다면 환상적일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응원을 위해 게시글을 널리 공유해달라는 말에 카사레즈의 이력서는 트위터에서 130만 회 가까운 공유와 20만7000건 넘는 좋아요를 받았다. 뉴욕포스트, 피플 등 여러 외신의 보도도 이어졌다.
응원을 위해 게시글을 널리 공유해달라는 말에 카사레즈의 이력서는 트위터에서 130만 회 가까운 공유와 20만7000건 넘는 좋아요를 받았다. 뉴욕포스트, 피플 등 여러 외신의 보도도 이어졌다.
미국 텍사스 주 러레이도에서 자란 카사레즈는 텍사스 A&M 대학교에서 경영 정보 시스템 학사 학위를 받았고 오스틴 지역에 있는 GM에서 근무한 경력도 있는 젊은 개발자였다. 그가 거리의 노숙자가 된 건 스타트업 창업이라는 꿈을 갖고 찾아온 실리콘밸리에서 실패를 맛본 탓이었다.
“1년 넘게 차에서 생활했다”는 카사레즈였지만 한 달 전 집이었던 차마저 비용 미지불로 회수당한 끝에 지금은 공원 노숙자 신세가 됐다. 컴퓨터나 인터넷이 필요할 때에는 스타벅스나 와이파이가 가능한 곳을 찾는다.
그렇다고 모든 희망이 꺾인 건 아니다. 그는 “머리를 높이 들고 내게 찾아올 다음의 기회가 무엇인지 찾을 것”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바로 이 의지가 그를 ‘이력서 든 노숙자’로 만든 것 아닐까.
카사레즈는 스코필드의 트윗 덕분에 자신이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트위터를 개설하고 “모두의 관심에 감사한다”면서 “내가 당신들에게 영감을 줬다는 게 기쁘다”는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소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야기는 현재 해피엔딩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스코필드의 트윗에 따르면 카사레즈는 구글이나 넷플릭스, 링크드인 같은 유명 기업을 포함해 200개 가량의 일자리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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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넘게 차에서 생활했다”는 카사레즈였지만 한 달 전 집이었던 차마저 비용 미지불로 회수당한 끝에 지금은 공원 노숙자 신세가 됐다. 컴퓨터나 인터넷이 필요할 때에는 스타벅스나 와이파이가 가능한 곳을 찾는다.
그렇다고 모든 희망이 꺾인 건 아니다. 그는 “머리를 높이 들고 내게 찾아올 다음의 기회가 무엇인지 찾을 것”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바로 이 의지가 그를 ‘이력서 든 노숙자’로 만든 것 아닐까.
카사레즈는 스코필드의 트윗 덕분에 자신이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트위터를 개설하고 “모두의 관심에 감사한다”면서 “내가 당신들에게 영감을 줬다는 게 기쁘다”는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소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야기는 현재 해피엔딩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스코필드의 트윗에 따르면 카사레즈는 구글이나 넷플릭스, 링크드인 같은 유명 기업을 포함해 200개 가량의 일자리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