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낳고 싶지만 결혼은 싫다”…’비혼출산’ 택한 日 여성

celsetta@donga.com2018-07-27 18:2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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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하타 아키코 씨는 문부과학성과 허프포스트재팬 후원으로 다양한 가족 모습을 담은 사진전 '가족이란 무엇일까(かぞくって、なんだろう?)' 를 열었다. 6월 30일 도쿄에서 열린 전시회는 7월 7일 막을 내렸다. 사진='가족이란 무엇일까 展' 홈페이지(kazokuten.wordpress.com)
자신의 피를 잇는 아이는 낳고 싶지만 결혼은 하고 싶지 않다는 일본 여성의 선택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하지하타 아츠코(櫨畑敦子) 씨는 2017년 9월 첫 아이를 낳았습니다. 스스로를 ‘미혼자’가 아니라 ‘비혼자’라고 소개하는 하지하타 씨의 사연은 지난 6월 허프포스트재팬에 소개되었습니다.

‘부모 양쪽이 다 없는 아이는 불쌍하다’든가 ‘재벌도 아닌 일반인 여성 혼자 아이를 낳아 키우는 건 경제적으로 무리’라는 반응이 많았지만 그는 주변의 악담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하타 씨는 17세에 다낭성 난소 증후군 진단을 받고 임신/출산을 포기했지만 유독 아이들을 좋아해 보육교사가 되었다고 합니다. 27세에 보육교사 양성 전문학교에 다니며 자격을 갖추고 보육교사로 일하게 됐지만 ‘기왕이면 내가 낳은 아이를 돌보고 싶다’는 마음도 커졌습니다.

당시 사귀고 있던 연인도 있었지만 그는 알코올 의존증에 폭력 성향까지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하지하타 씨의 연애는 순탄치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하지하타 씨는 자신이 누군가와 결혼해서 함께 아이를 키우는 모습을 상상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결국 그는 주변을 수소문해 아이의 ‘생물학적 아버지’가 되어 줄 남성을 찾아냈습니다.

“아이 양육에 관여하지 않고 ‘생물학적 아버지’가 되어 주기만 하면 된다는 말에 상대방도 놀란 눈치였습니다. ‘영화 같은 이야기’라는 반응이었죠.”

차가운 시선도 많이 받았지만 하지하타 씨는 “인터넷에서 악플 다는 사람들이 제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주변에 도와주는 친구와 이웃들이 더 많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가까운 친구에게 인생 계획을 털어놓자 “만에 하나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 내가 도와주겠다. 그리고 일본은 잘 사는 나라니까 만약 너에게 무슨 일이 생겨도 아이 한 명 정도는 충분히 사회가 키워낼 수 있다. 걱정 마라”는 반응이 돌아왔다고 합니다.

하지하타 씨는 “일부러 결혼하지 않고 아이만 낳아 키우는 ‘선배’들이 일본 전역에 많이 있습니다. 사실혼 관계에서 아이를 키우는 사람도 있고요. 그런 사람들과 교류하며 조언을 받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사회적으로 흔한 선택은 아니지만 하지하타 씨는 세간의 인식과 달리 편안한 마음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웃 분들이 육아에 도움을 주시고, 비슷한 선택을 한 ‘선배’들도 많습니다. 저는 제 인생관에 맞는 가족 형태를 선택했을 뿐입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비혼출산’을 권유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저 다양한 삶의 형태를 서로 인정하고 응원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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