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뱀, 코브라과 ‘맹독성’…전문가 “제주서 발견된 건 누룩뱀인듯”

bong087@donga.com2018-07-27 15:41:36
공유하기 닫기
사진=넓은띠큰바다뱀 김일훈 박사 제공/동아사이언스 
제주 서귀포시 표선해수욕장에서 7월 26일 바다뱀 추정 생물이 발견돼 한 때 해수욕장 출입이 통제됐다. 입욕 통제는 27일 현재 풀린 상황. 다만 일부 전문가는 해경의 발표와 달리 이번에 발견된 종은 바다뱀이 아닐 확률이 높다는 견해.

바다뱀은 코브라과에 속하는 맹독성 생물이다. 바다뱀의 독은 단 몇 방울만으로 신경계를 마비시켜 사람의 목숨을 위협할 정도의 맹독으로 알려져 있다.

바다뱀은 바다에서 헤엄치기 알맞은 납작한 꼬리를 지녔다. 배에서 물살을 젓는 ‘노’와 비슷한 모양이다. 배의 비늘 모양도 육지 뱀과 다르다.



사진=노란배바다뱀의 꼬리. 바다에서 헤엄치기 알맞게 생겼다. 김일훈 박사 제공/동아사이언스 
육지 뱀은 움직이기 위해 마찰력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배에 넓은 비늘이 있다. 반면 바다에서만 서식하는 바다뱀은 마찰력을 이용할 필요가 없어 대부분 배의 비늘 크기가 등 쪽과 별 차이가 없다.

국내 해양파충류 전문가인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김일훈 박사는 “대부분의 생물들이 진화를 거듭하면서 바다에서 육지로 서식지를 옮겼지만 바다뱀은 반대”라고 설명한다. 그는 4월 ‘동아사이언스’와 인터뷰에서 “바다뱀은 육지에 서식하는 뱀 중 일부가 바다에 적응하며 다시 진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바다뱀은 열대와 아열대 바다에 서식한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로 한반도의 아열대화가 진행되면서최근 제주를 비롯한 경남 부산과 통영, 전남 여수 등 우리나라 남쪽 인근 해상에 자주 출몰하고 있다.

국내에서 포획된 바다뱀 12마리의 ‘미토콘드리아 Cytb’ 유전자 서열을 분석한 김 박사는 연구 결과, 포획된 바다뱀이 일본 오키나와현에 속하는 섬들인 류큐 열도 주변 해역과 타이완 주변 해역에 서식하는 바다뱀의 유전자형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귀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 30분쯤경 서귀포시 표선해수욕장에서 바다뱀으로 추정되는 생물이 발견돼 일부구간의 입욕을 통제했다.

해경에 따르면 표선해수욕장상황실 민간 안전요원이 순찰 중 해수욕장 동쪽 바위 인근에서 바다뱀으로 추정되는 생물을 2차례 목격했다.

하지만 해양생물 전문가 김일훈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박사는 27일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지난 26일 해수욕장 안전요원이 발견했다는 뱀 사진이 없어 확답을 하긴 어려우나 바다뱀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라며 “해경이 발표한 모래색 바다뱀은 호주에 주로 서식하며 우리나라엔 모래색을 띤 바다뱀이 출현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경의 묘사에 따르면 육상에 서식하는 구렁이나 누룩뱀일 가능성이 높은데 구렁이는 제주에 서식하지 않기 때문에 누룩뱀일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누룩뱀은 1~1.3m 정도에 이르며 우리나라에선 엄청 흔한 뱀으로 독성이 없고 사람을 잘 물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또 “우리나라에서 자주 보이는 바다뱀은 넓은띠큰바다뱀 종류로 회색에 조금 진한 회색 정도의 줄무늬가 있으며 꼬리가 납작해서 육상뱀과 생김새의 차이가 있어 눈으로 구분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