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노동하던 17세 소년, 최고 명문대 입학한 사연

hwangjh@donga.com2018-07-26 21: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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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먼지가 날리는 건설현장에 먼지투성이의 옷을 입고 모르타르를 섞던 소년의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7월 22일, 공사장에서 막노동을 하던 17세의 추이칭타오(崔庆涛)가 중국 명문 베이징대학교의 학생이 된 날이었다.

지난 24일 인민망은 중국 윈난(云南)성 취징(曲靖)시 후이쩌(会泽)현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부모님, 두 명의 동생들과 함께 살고 있는 칭타오가 올해 가오카오(高考·중국의 대학 입학 시험)에서 669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아 베이징대학교 신문방송학과(新闻与传播学院) 입학 허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사진=인민망 보도화면 캡처
칭타오는 부잣집에서 태어난 아이도, 우수한 학원 교육을 받을 수 있었던 아이도 아니었다.

2014년 규모 6.5의 지진이 윈난 루뎬(魯甸)현을 강타했을 때 인접한 후이쩌현에 위치한 칭타오의 집도 부서졌다. 칭타오의 가족들은 4만 위안의 정부보조금을 받았지만 새 집을 짓기 위해선 빚을 낼 수 밖에 없었다. 그 빚은 여전히 가족을 괴롭히고 있다.

때문에 그는 부모님을 도와 어린 두 동생의 몫까지 집안의 생계에 보탬이 되어야 했다. 방학이면 새벽 3시에 일어나 닭똥을 치웠고 다른 때에도 부모님을 따라 건설현장에 나가 잡일을 도왔다. 그러면서도 칭타오는 자신의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사진=인민망 보도화면 캡처
여느 때처럼 건설현장의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던 22일 칭타오는 택배차량 한 대가 다가오는 걸 발견했다. 이윽고 그의 손에 쥐어진 봉투 하나. 함께 있던 어머니는 글을 읽을 줄 모르는 아버지를 위해 칭타오 대신 봉투 안에 들은 편지를 소리 내 읽었다.

“베이징 대학교 합격 통지서. 추이칭타오 학생”

합격 소식과 8월 30일까지 입학등록을 해달라는 내용에 모두의 얼굴에는 웃음이 피어올랐다.

비록 대학 등록금을 위한 학자금융자가 생겼지만 가족들은 행복하다고 말한다. 칭타오는 “지금은 입학을 위해 마을을 떠나지만 언젠가 돌아와 가난한 우리 마을을 (더 좋은 곳으로) 바꾸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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