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중고나라’에 올라온 글 “신장 구해요”…결말은?

celsetta@donga.com2018-07-25 16:2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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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BS 방송화면
2017년 12월, 중고 거래 사이트 ‘크레이그리스트(Craigslist)’를 뒤적이던 미국 여성 제시카 모리스(Jessica Morris)씨는 이상한 글을 발견했습니다. 데이비드 니처리(David Nicherie)라는 남성이 올린 ‘신장 구함’ 글이었습니다.

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 클릭해 보니 데이비드 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적혀 있었습니다. 라스베가스에 사는 데이비드 씨는 신장을 이식받아야만 살 수 있는데 몇 년 동안이나 기증자를 찾지 못 하고 있었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생명을 지켜보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글을 올렸을 누군가를 생각하니 안타까울 뿐이었습니다. 제시카 씨는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캘리포니아에서 라스베가스까지 한달음에 달려갔습니다.

장기이식 적합성 검사결과 제시카 씨의 신장을 줄 수 있다는 판정이 나왔습니다. 의료진들조차 ‘이렇게 잘 맞는 경우는 드물다’며 놀라워할 정도였습니다.

데이비드 씨는 현지 언론에 “기적이 일어났다고밖에 할 말이 없었습니다. 제시카 씨가 나타났을 때 천사가 강림한 줄 알았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제시카 씨 아버지인 댄 모리스 씨에 따르면 제시카 씨는 어릴 적부터 남을 먼저 생각하는 선량한 성품을 지녀 별명이 ‘제시 나이팅게일’일 정도였다고 합니다.

2018년 6월 12일 이식 수술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제시카 씨는 어떻게 한 점 두려움도 없이 생판 남에게 신장을 떼어주겠다는 결정을 할 수 있었을까요. 그는 “제가 끼어들지 않았더라면 데이비드의 인생은 끝났을 거예요”라고 말했습니다.

제시카 씨와 데이비드 씨는 서른 살 동갑 친구입니다. 신장을 주고받은 두 사람은 ‘일생 변치 않는 우정’을 다짐하며 환하게 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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