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 시공 라오스 댐 사고 현장 보니? 흙탕물 속 지붕만…

cja0917@donga.com2018-07-25 09:5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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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현지 방송 캡처
라오스에서 SK건설 등 한국 기업과 현지 업체 등이 시공 중이던 대형 수력발전댐이 붕괴돼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24일 라오스 관영언론 KPL 등에 따르면 23일 오후 8시경(현지 시간) 라오스 남동부 아타푸주 볼라벤 고원의 세피안-세남노이댐이 무너지면서 50억 m³의 물이 방류됐다. 이는 올림픽경기용 수영장 200만 개 이상을 채울 수 있는 양으로 강 하류 여섯 개 마을이 침수됐다.

현지 언론들이 공개한 피해현장 영상을 보면 마을이 통째 물에 잠겨 곳곳에 지붕만 보인다. 지붕 위에 올라가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는 주민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정확한 피해 규모는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KPL은 “다수가 숨지고 수백 명이 실종됐다”고 보도했다.

라오스 기상청은 라오스 중남부에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더 쏟아질 것으로 예보하고 피해 지역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SK건설(26%)과 한국서부발전(25%)이 51%의 지분을 갖고 라오스 및 태국 업체와 컨소시엄 형태로 건설 중이던 이 댐은 2012년 7800억 원에 수주해 댐 8개와 수력발전 시설을 짓는 현장으로, 내년 준공 예정이었다.

현지 언론은 댐이 ‘붕괴(collapse)’했다고 보도한 반면, SK건설은 하루 450mm가 넘는 폭우가 며칠간 이어져 강이 범람하면서 댐이 붕괴된 게 아니라 구조물 일부가 유실된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이다.

SK건설 관계자는 “해당 지역에 평소의 3배가 넘는 폭우가 내리면서 보조댐 5개 가운데 1개가 범람했다”면서 “범람으로 댐 상단 일부가 유실됐지만 절대 붕괴라고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SK건설은 사고 직후 본사에 긴급대책위원회를 꾸리고 구조활동을 지원 중이다.

SK건설 관계자는 “사고 현장이 오지인 데다 현지에 큰비가 계속되고 있어 아직은 상황 파악이 쉽지 않다”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사전에 한국인 53명 등 현장 인력과 댐 인근 마을 주민들을 미리 대피시켰기 때문에 인명 피해는 주로 댐 하류 마을에 집중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인 현황 파악과 더불어 구조 지원 및 피해 최소화를 위해 라오스 정부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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