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 박카스남’ 피해자 조롱에 어안이 벙벙…이모티콘까지 만들어 희화화

lastleast@donga.com2018-07-24 11:4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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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남성 중심 극우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이하 일베)에 노년 여성을 상대로 성매수를 했다는 게시물이 올라 온 이른바 ‘일베 박카스남’ 사건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피해 여성의 얼굴 사진을 이용해 이모티콘을 만드는 등 피해자에 대한 조롱이 도를 넘고 있다.

‘일베 박카스남’으로 불리고 있는 이 사건은 지난 22일 오후 한 일베 이용자가 ‘32세 일게이 용돈 아껴서 74세 바카스 할매 먹고 왔다’는 제목의 게시물을 통해 노년 여성과 성매매를 했다는 글을 올리면서 불거졌다.

게시물에서 언급된 박카스 할머니는 주로 서울에 위치한 공원이나 모텔 근처에서 박카스를 팔며 성매매 손님을 찾는 중년·노년의 여성을 뜻한다. 해당 게시물 작성자는 여성의 얼굴 뿐 아니라 나체가 적나라하게 노출된 사진 여러장을 게재했다.

이후 일베에는 이른바 ‘박카스 할매’라 불리는 여성들을 조롱하는 댓글과 게시물이 이어졌고, 일베 뿐 아니라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일베 박카스남’을 언급하며 피해 여성을 조롱하는 글이 등록됐다.

특히 디시인사이드에는 피해 여성의 얼굴 사진을 사용해 만든 이모티콘까지 등장해 충격을 줬다.

디시인사이드와 이모티콘을 합친 ‘디시콘’은 디시인사이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이모티콘이다. 23일 디시콘을 판매하는 디시콘샵에는 ‘할카스콘’이라는 이름으로 ‘일베 박카스남’ 사건의 피해 여성의 얼굴만 확대한 사진으로 만든 이모티콘이 등록됐다.

디시콘은 등록제로, 디시인사이드 회원이라면 누구나 등록이 가능하다. 자신이 제작한 이모티콘을 등록한 뒤 판매할 수 있으며 판매 금액의 80%를 디시인사이드에서 캐쉬로 사용되는 만두로 적립해 준다. 다만 타인의 이미지를 무단으로 도용하여 저작권, 초상권에 침해되는 제작물을 판매할 경우 법적인 조치를 받을 수 있고, 음란물 및 인터넷 이용에 유해한 이미지 등록 시 별도 연락 없이 판매중단 처리된다.

해당 이모티콘이 등록되자 일부 디시인사이드 이용자들은 “할카스콘 진짜 만들었네”, “할카스콘 빵터졌다”, “할카스콘 웃기다”, “최고의 극혐콘” 등의 글을 게재하며 피해 여성을 조롱했다.

반면 다른 디시인사이드 이용자들은 “할카스콘은 너무 한 것 아니냐”, “당장 삭제해라”, “이 정도는 고소 가능한 것 아닌가” 등이라며 도를 넘은 행동을 지적했다.

24일 오전 해당 이모티콘은 삭제된 상태다. 하지만 이모티콘까지 만들어 피해자를 조롱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의 공분이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이게 사람이 할 짓이냐”, “진짜 역겹고 소름 끼친다”, “만든 사람이나 쓰는 사람이나 다 똑같다” 등이라며 비난했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 사이버경찰청 관계자는 24일 동아닷컴에 “전날 오후 2시쯤 온라인 신고를 접수받았고, 현재 신고자 소재 지방 경찰서로 사건을 배당했다”고 밝혔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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