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계 별이 지다…‘광장’ 최인훈 타계

bong087@donga.com2018-07-23 13: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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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DB
7월 23일 별세한 최인훈 작가는 소설 ‘광장’ 등을 남긴 문학계 거장(巨匠)이다.

1936년 함경북도 회령 출생인 최인훈 작가는 1959년 ‘자유문학’에 단편 ‘그레이 구락부 전말기’와 ‘라울전(傳)’을 투고, 안수길(1911~1977)의 추천으로 등단했다.

남북 분단 문제를 통해 1960년대 문학의 새 지평을 연 소설 ‘광장’(1960)을 비롯, ‘회색인’(1963) ‘서유기’(1966) ‘화두’(1994) 등을 낸 최인훈 작가는 분단 현실에 대한 진지한 문학적 탐구를 통해 한국 문학이 세계 문학의 보편성 속에 자리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1966년 제11회 동인문학상, 1977년 한국연극영화예술상 희곡상, 1994년 제6회 이산문학상, 서울시문학상, 한국일보 희곡상, 문화훈장 대통령장, 2011년 제1회 박경리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최인훈 작가는 서울대 법대 입학 65년 만인 지난해 서울대 법대 명예졸업장을 받기도 했다. 1950년 고등학교 재학 중 6·25 전쟁이 발발하자 월남해 2년 뒤 서울대 법대에 입학한 최 작가는 6학기만 마친 상태에서 1956년 휴학계를 내지 않은 채 다음 학기를 등록하지 않았다. 분단 한국 사회의 현실이 너무나 혼란스러웠기 때문. 이듬해 육군에 입대해 6년간 통역장교로 복무한 최 작가는 결국 복학하지 못했고, 서울대는 그를 자동 제적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모교 후배인 방민호 국어국문학과 교수와 대학원생 등 10여 명이 2015년부터 ‘최인훈 문학의 모든 것’을 주제로 최 씨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이들은 최 작가를 몇 차례 인터뷰하면서 “대학을 마치지 못해 함께 월남한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 같다”는 얘기를 듣고 명예졸업장을 본격적으로 추진했고, 최 작가는 지난해 2월 서울대 법대를 명예졸업하게 됐다.

한편, 7월 23일 대장암 말기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던 소설 ‘광장’의 최인훈 작가가 별세했다. 향년 84세. 최 작가는 대장암 말기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었다.

유족으로 부인 원영희 씨와 아들 윤구, 딸 윤경이 있다. 빈소는 대학로 서울대병원 마련됐다. 장례는 문학인장(장례위원장 김병익)으로 치러지며 25일 오전 0시에 영결식이 거행된다. 장지는 경기도 고양시 자하연 일산 공원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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