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에 ‘예술’을 한 일본 농부들…벼로 그림 그린 방법은?

hwangjh@donga.com2018-07-20 15: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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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즈카 오사무 감독 작품 속 캐릭터들. 사진=트위터 @inakadatevillage
일본 한 시골마을의 논밭 한 가운데 거대한 아톰이 등장했다.

최근 닛케이 신문 등 외신은 매년 기발한 ‘논 예술(田んぼアート)’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아오모리(青森) 현 이나카다테(田舎館) 촌에서 7월12일 새로운 주제의 그림을 완성했다고 보도했다.

논에는 데즈카 감독의 애니메이션 <철완 아톰>, <블랙잭>, <리본의 기사>, <밀림의 왕자 레오> 속 다양한 캐릭터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는 우리에게 아톰의 아빠로 잘 알려져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아버지’ 데즈카 오사무(手塚治蟲·1928∼1989) 탄생 90주년을 기념한 디자인이다.

벼가 자라며 그림이 완성되는 모습. 사진=이나카다테 촌 공식 홈페이지
이나카다테 마을은 원래 쌀 농사를 주력으로 하는 곳으로 쌀 소비량 감소 분위기를 정면돌파하기 위해 지난 1993년부터 논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들은 쯔가르로망(つがるロマン)이라는 현지 품종 쌀의 초록색을 기반으로 노란색, 보라색의 고대미 등 총 7색 11종의 품종을 사용해 논을 캔버스처럼 활용한다.

관광객들의 반응도 뜨겁다. 오사카에서 찾아온 나미오카 우미(浪岡由美)는 “(작품이) 박력 있다. 이렇게 대단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감탄했다. 스즈키 타카오(鈴木孝雄) 촌장은 “전국적으로 자랑할 수 있는 훌륭한 작품이 나왔다”며 “마을 사람들과 멀리서 찾아와 도움을 주신 분들의 덕분”이라고 인사했다.

영화 <로마의 휴일> 속 한 장면을 논에 그려냈다. 사진=트위터 @inakadatevillage
다른 논에는 데즈카의 캐릭터 뿐 아니라 고전 영화 <로마의 휴일> 등 다른 그림도 그려져 있다.논 위에 펼쳐진 이 ‘예술’ 작품을 볼 수 있는 건 8월 중순 까지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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