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정부, ‘무국적’ 동굴소년 셋과 코치에 국적 부여 고려 중

phoebe@donga.com2018-07-19 17:08:41
공유하기 닫기
태국 정부가 폭우로 치앙라이주 탐루엉 동굴에 갇혔다가 기적적으로 구조된 유소년 축구팀 ‘무빠’(야생 멧돼지) 소속 무국적자 4명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이 7월 19일(이하 현지시간) 전했습니다.

이들은 에까뽄 찬따웡(25) 코치와 선수 몽꼰 분삐엠(13), 아둘 삼 온(14), 폰차이 캄루엉(16)입니다.

7월 18일 기자회견에서 관계자들은 이들이 시민권 취득을 위한 서류를 제출했고, 현재 처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국가적 상징 인물이 된 소년들에게 태국 국적으로 주라고 요구하는 만큼, 당국은 이들의 국적 신청이 “적절한 때에 처리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뉴욕 타임스(NYT)에 따르면, 에까뽄 코치는 소수 민족인 샨족 출신입니다. 10살 나이에 전염병으로 부모를 잃은 그는 12세 때 불교에 귀의해 10년간 승려로 살았습니다. 이후 병든 조모를 돌보려 환속했습니다. 에까뽄 코치는 아이들을 동굴 안에서 안전하게 지켰습니다.

아둘은 자신들을 처음 찾아낸 영국인 다이버와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하며 통역을 담당한 소년입니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적어도 48만 명의 무국적 난민이 태국 국경 부근에 살고 있습니다. 인권단체들은 실제로 그 수가 300만 명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7000만 명 인구의 4%에 해당하는 숫자입니다.

태국의 무국적 난민들은 이웃 나라인 미얀마에서 수년간 민족 분쟁으로 고통 받다 넘어온 사람들입니다. 또 태국 안에서 태어났지만 정식 국민으로 대접받지 못하는 국경지역의 소수민족도 많습니다. 국적이 없으면 부동산을 취득할 수도, 은행통장을 만들 수도, 결혼할 수도, 해외여행을 할 수도 없습니다. 이번 동굴 소년 구출사건은 이런 난민과 소수민족의 국적 취득 문제를 공론화하는 계기가 된 것입니다.

축구단을 설립한 놉빠랏 칸따봉은 “국적은 소년들의 가장 큰 희망”이라면서 “국적이 없이는 프로축구 선수도 될 수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