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떠오르는 잠수함’ 만든 스페인, 이번엔 ‘너무 큰 잠수함’ 탓에 골머리

hwangjh@donga.com2018-07-19 15:5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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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80 플러스 가상 연출 이미지. /나반티아
‘떠오르지 못하는 잠수함’을 만들었다가 세계인의 웃음거리가 됐던 스페인 해군이 이번엔 ‘너무 커서 부두에 정박할 수 없는 잠수함’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18일 스페인 언론 엘 빠이스(El País), 영국 BBC 등은 스페인 해군이 건조 중인 최첨단 신형 잠수함 ‘S-80 플러스’가 또 한 번 위기에 봉착했다고 보도했다. 이 잠수함은 지난 2013년 설계 실수로 수면 위로 부상할 수 없다는 것이 알려져 한 차례 곤혹을 치른 바 있다.

2013년 스페인의 국영조선소 나반티아는 해군을 위해 S-80급 잠수함 4척을 건조했다. 하지만 설계 과정에서의 실수로 잠수함의 중량이 75t이나 초과하게 되어, 결국 잠수 뒤 수면으로 부상하는 것이 불가능한 잠수함이 탄생하게 됐다. 당시 현지 언론은 설계도 상 ‘0’을 3개 써야 하는 부분에 1개만 써넣어 계산 착오가 생겼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비상사태에 나반티아는 결국 미국 컨설팅 회사 일렉트릭보트(Electric Boat)를 고용해 “부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기존 71m였던 잠수함 길이를 80.81m로 10m 가량 늘려야 한다”는 전문가 진단을 받았다. 길이가 늘어나면서 2200t급이던 S-80은 3000t ‘S-80 플러스’로 새롭게 태어났다.

잠수함의 길이를 늘리는 것으로 해결될 것 같던 S-80 스캔들은 최근 또 다른 문제로 이어졌다. 설계 변경으로 더 커진 S-80 플러스가 카르타헤나(Cartagena) 해군기지의 정박 시설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존의 정박 시설은 최대 78m 길이까지 수용할 수 있지만 S-80 플러스는 그보다 긴 80.81m다. 길이 확장 뿐 아니라 기타 인프라의 추가도 필요하다.

외신은 정박 시설 확장을 위해 스페인 국방부가 1600만 유로의 추가 비용을 들여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로써 당초 21억 유로였던 스페인의 신형 잠수함 프로젝트의 예산은 39억 유로 수준으로 2배 가까이 치솟았다. 건조될 잠수함이 총 4대. 단순하게 계산하면 한 대당 10억 유로짜리 잠수함인 셈이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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