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통학차량에 갇혀 숨진 아이 외할머니 “딸, 손녀 사진만 보면 실신”

cja0917@donga.com2018-07-19 11:3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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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A 보도 화면
경기 동두천시의 한 어린이집 통학차량에 갇혀 숨진 김모 양(4)의 유족은 “어른들 잘못으로 그 어린 생명이 피어 보지도 못하고 간 게 너무너무 안타깝다”며 비통한 마음을 쏟아냈다.

김 양의 외할머니인 A 씨는 1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아이 엄마가 아기 사진만 보면 실신을 해서 (빈소에 영정도) 못 걸어놓고 바닥에 엎어놓고 있다”고 전하며 이 같이 말했다.

A 씨는 “아이 엄마가 (실신했다가)지금 또 일어나서 아기 얼굴 보여 달라고, 아기 옷 입힐 때 한 번 더 보여 달라고 한다”면서 “너무너무 불쌍하다. 다섯 살(만 4세) 먹은 게 그 열기 속에서 7시간을 그러고 있었다는 게 너무 끔찍하다”고 힘겹게 말했다.

경찰과 어린이집 관계자, 유족 등의 말을 종합하면 숨진 김 양을 태운 운전기사, 인솔교사, 담임교사, 부원장, 원장은 모두 7시간이 넘도록 김 양의 부재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A 씨는 이에 대해 “집에서는 몰랐다”며 “어린이집 차 세우는 곳이 외지다. 한 번 가봤는데 어린이집이 외진 곳에 있다”면서 “내 생각에 아기가 잠이 들었다면 깨서 엄마를 부르고 했을 거 아닌가. 다섯 살이면 얼마나 영악한데. 그렇게 소리 질러도 그 어린이집 내에서는 그 소리를 못 듣는다. 절대로 못 듣는다”고 말했다. 이어 차량이 외진 곳에 있어 주변에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었을 거라고 덧붙였다.

그는 김 양이 발견됐을 당시 뒷좌석에 안전벨트를 한 상태로 옆으로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A 씨는 “말이 안 된다. 자기(인솔자)가 (아이를) 받아서 앉혀놨는데 (두고 내렸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A 씨는 “(아이 얼굴을) 보고 왔는데 너무너무 비참하다. 얼굴이 너무 끔찍하다. 막 데이고 시퍼렇고…. (발견) 당시에 아기가 팔도 막 틀어져 있었다더라. 몸부림을 친 것 같다. 그래서 아기를 영안실에 놓을 때 뼈를 맞춰서 똑바로 눕혀놨다더라”며 “안전벨트는 못 풀지, 저 혼자 반항(저항)하다가 열기는 뜨거워지지…. 어른도 10분도 있기 힘든 그 7시간을 다섯 살 먹은 애기가 거기서 있다는 생각을 해보시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딸이자 김 양의 엄마를 바라보는 심경에 대해 “(아이 엄마가) 어제 저녁부터 아기 봐야 된다고, 왜 나만 안 보여 주냐고, 그냥 저도 쫓아가야 된다고, 어린 게 어떻게 어디를 가냐고 내가 쫓아가야 된다고, 엄마 생일날 뭐 사줘 뭐 사줘 해서 다 사준다고 그랬는데 그것도 못 사줬는데 간다고 쫓아가야 된다고 하니 진짜 억장이 무너진다”고 토로했다. 김 양의 생일은 오는 24일이다.

그러면서 A 씨는 “절대 이런 일이 없게(해야 한다). 너무 안타깝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한편 김 양이 질식사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19일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김 양에 대한 부검이 진행된다. 경찰은 참고인 조사가 끝나고 부검 결과가 나오는 대로 어린이집 관계자들의 업무상 과실치사 여부 등을 따질 방침이다. 동두천시는 이 어린이집에 대해 폐쇄 등 행정처분을 검토하고 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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