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촬영회’ 피해 유튜버 비하 졸업사진 찍은 고교생, “사과”

cja0917@donga.com2018-07-17 11:4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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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페이스북
서울의 한 고등학교 3학년생이 졸업앨범을 찍으면서 ‘비공개 스튜디오 촬영회’ 성폭력 피해를 고발한 유명 1인 방송 진행자(유튜버) 양예원 씨를 비하하는 패러디를 했다가 비난을 샀다.

고교생 A 군은 7월 16일 ‘비공개 촬영회’에서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호소한 양예원 씨를 패러디한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양 씨가 지난 5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과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성범죄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올려 피해를 호소한 장면을 흉내 냈다.

그는 피해 고발 영상 속 양 씨와 비슷한 옷차림을 한 채 우는 표정으로 교실 안에서 사진을 찍었다. 유튜브 재생창을 형상화 한 소품에는 ‘대국민 사기극 - 힝~속았지?’라는 제목을 적어 넣었다.

A 군은 학교 졸업앨범을 찍는 과정에서 이 같은 패러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온라인에선 “진심 미친 건가”, “정상적인 사고의 사람이면 이런 짓을 할 수가 있나”, “진짜 말도 안돼 진짜. 저건 2차 가해 수준이 아니다”, “성폭력 고발을 희화화한다”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논란이 확산하자 A 군이 재학 중인 고등학교 측은 이날 오후 A 군의 자필 사과문과 학교 측 공식 입장을 학교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A 군은 사과문에서 양예원 사건을 코스프레 한 사진이라는 점을 인정하며 “학교에서 딱 한 번 있는 졸업사진 촬영에 들뜬 나머지 생각을 신중하게 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A 군은 문제의 사진을 친구가 찍어준 거라며, 사진기사와의 촬영을 마친 후 이를 확인한 담임교사가 사진 콘셉트가 잘못됐다며 다시 찍으라고 해 교복을 입고 졸업사진을 재촬영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이후 페이스북에 올라온 다양한 패러디 졸업사진을 보고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문제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사진이 논란이 되기 전까지도 그런 점을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상황이 심각해진 것을 인지하고 나서야 저의 행동이 얼마나 위험했고,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는지 알게 됐다”며 “그 행동이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위험한 행동이라는 점도 진심으로 느꼈다. 저의 경솔했던 행동이 이 사건에 대해 신중을 기하는 많은 분들에게 모욕을 가했다”고 사과했다.

이어 “저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고, 다시는 이런 잘못을 하지 않을 것을 저로 인해 상처받은 많은 분들에게 약속드린다”며 “학교에서 내리는 어떠한 처벌도 다 받을 것이며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적었다.

해당 고등학교장은 공식 입장을 통해 “본교 3학년 졸업앨범 촬영 중 한 학생이 적절하지 않은 콘셉트로 촬영해 물의를 일으킨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본교에서는 이에 책임을 통감하고 있으며, 현재 학교 내부 규정에 의해 선도 조치 할 예정”이라며 “추후 이러한 사안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교육 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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