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타리에 달려들어 머리 박는 호주 왈라비들 …이상 행동, 왜?

ptk@donga.com2018-07-08 20: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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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퀸즐랜드 주 케언스의 한 지역에서 왈라비(몸집이 작은 캥거루과 동물)들이 집단으로 울티리에 머리를 박는 이상행동을 보여 관계 당국이 원인 파악과 대책 마련에 나섰다.

5일 호주ABC등 현지언론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잔디밭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던 왈라비들이 갑자기 집단으로 울타리를 향해 달려들어 머리를 박는 이상 행동을 보였다.

영상이 촬영된 트리니티 해변은 과거 왈라비가 많이 서식하던 지역이었지만 지역 개발로 인해 개체 수가 감소하자 지역 위원회는 1년 여 전 왈라비 서식지 주변에 울타리를 만들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왈라비들이 울타리를 향해 돌진하는 이상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트리니티 해변에서 동물을 보살 피는 자원 봉사자들은 “지난 2주 동안 80마리의 왈라비가 죽었다”고 증언했다.

지역 생물 학자 마틴 코헨은 왈라비의 이 같은 행동은 “근육이나 뇌에 손상을 입힌다”며 “표적이 되는 울타리를 세우는 것은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호주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는 왈라비가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이 같은 행동을 보인 것으로 판단하고 다른 대책을 세울 것을 촉구했다. RSPCA의 마이클 비티는 특히 “개 짖는 소리나 어린아이들이 쫓아다니는 행위 등이 왈라비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줬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왈라비 보호를 위한 뭔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토박이 동물들과 지역주민들이 어떻게평화를 유지하며 살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주 환경 과학부 대변인은 “야생 생물 담당자들이 비디오를 확인했다. 왈라비가 보인 행동과 대책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며 “부처는 퀸즐랜드 자연 보전법에 따라 왈라비를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관계 단체에 자문을 구한 상태”라고 밝혔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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