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테러’ 女 “억울… 동행男도 ‘누가 바보처럼 그런 짓 하냐고’ 해” 주장

hwangjh@donga.com2018-07-06 13:4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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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언론, 한국인 관광객의 ‘김치 테러’ 논란 보도
당사자 지목된 여성은 결백 주장해
태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인 커플의 김치 테러’ 사건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사건을 일으킨 당사자로 지목된 A씨가 소송까지 언급하며 결백을 주장한 탓이다.

지난 6월28일 태국 언론은 “태국에 방문한 한국인 커플이 숙소에 ‘김치 테러’를 하고 떠났다”고 보도했다. 사건의 피해자로 자청한 사람은 현지에서 숙박 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를 이용해 아파트를 임대해주는 B씨.  

‘김치 테러’의 증거로 올라온 숙소 사진들. 사진=소셜미디어
발단은 B씨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몇 장의 사진과 장문의 글이었다. B씨는 “2명의 한국인이 아파트를 빌리고 완전히 난장판으로 만들어놓고 떠났다”며 엉망이 된 방과 가구 사진을 공유했다. 사진에는 정체불명의 가루로 더럽혀진 소파와 수건들, 주황색 얼룩이 묻은 침대 시트가 담겨 있었다. 침대와 소파는 엉망으로 찢겨 있었고 다른 가전기기들 역시 처참히 부서진 모습이었다.

B씨는 “커플이 김치와 단백질 파우더를 여기저기 뿌려놓고 갔다”고 주장하며 자신이 입은 피해가 무려 34만3000바트(한화 약 1154만 5400원)에 달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들이 미리 복사해둔 아파트 열쇠를 이용해 체크아웃 이후 숙소에 다시 잠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불어 “CCTV 영상이 있다”는 주장과 함께 커플의 여권 복사본까지 공개했다. B씨의 개인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게시 글은 빠른 속도로 공유되기 시작했다. “그 한국인들을 잡아라”는 누리꾼들의 비난도 이어졌다. 물론 “자작극이 아니냐”는 의심도 공존했다. B씨는 원 게시 글을 삭제했지만 사태는 일파만파 커졌다. 태국 언론에 보도된 사건은 이내 국내에까지 전해졌고 사실 여부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태국에서 벌어진 ‘김치 테러’ 사건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논란이 전환점을 맞은 건 7월5일. 사건의 당사자로 지목된 A씨는 국민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그런 일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에 나섰다. 한국계 미국인 여성인 A씨는 해당 숙소에 남성 한 명과 머무른 것이 맞지만 그런 일은 한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함께 머무른 남성에 대해선 “남자친구였지만 헤어졌다”며 “(그에게도) 일부러 연락해서 (그런 일을 저질렀냐고) 물어봤지만 ‘그럴 이유도 없고 금방 잡힐 짓을 누가 그렇게 바보처럼 하냐’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전했다.

이어 사건이 발생했다는 날짜는 이미 자신이 태국을 떠난 시점이라며 거듭 결백을 주장했다. “숙소 체크아웃 2주 전 먼저 출국했다”는 것이다. A씨는 또 B씨가 공개한 여권 복사본 중 하나는 자신의 것이 맞지만 나머지 하나는 전 남자친구의 것이 아닌 윗집에 숙박하던 다른 한국인 남성 C씨의 여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C씨와 함께 무단으로 신상정보를 공개한 것에 대해 고소를 준비 중이라고 했다. “제가 외국인이고 소송도 못 할 것으로 생각하고 보험금을 타려는 속셈 같다”는 추측도 덧붙였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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