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옆으로 밀어내서 넘어진 여성 구한 영웅들

hwangjh@donga.com2018-07-05 12:45:01
공유하기 닫기
다리가 뒤틀리고 피가 흘렀어요. 피부는 벗겨졌고, 그 여성은 울고 있었어요.
미국 메사추세츠 주 보스턴에서 지하철을 이용하던 여성의 다리가 열차와 플랫폼 사이에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도 주변 승객들의 도움으로 사고는 더 큰 피해로 번지지 않을 수 있었다.

최근 미국 CBS보스턴, 보스턴글로브, 백베이패치 등은 지난 6월 29일 오후 5시30분 경 보스턴 오렌지 라인의 메사스세츠 에비뉴(Massachusetts Avenue) 역에서 이 같은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피해자는 45세 여성.

넘어지며 열차와 플랫폼 사이에 다리가 끼인 여성. 해당 사고 영상 캡처
공개된 지하철 차량 감시 영상에 따르면 여성은 플랫폼에 정차한 열차에서 내리다가 이 같은 사고를 당했다. 여성은 스스로 탈출하려 애썼지만 플랫폼과 열차 사이 틈에 깊게 낀 다리는 쉽게 빠지지 않았다. 이내 주변 승객들이 모여들어 팔을 잡아 당기며 여성을 일으키려 했지만 그 또한 쉽지 않았다. 결국 승객들은 힘을 합쳐 열차를 옆으로 살짝 밀어내기로 했다. 10명이 넘는 승객들이 달려들어 힘을 쓰자 열차는 조금씩 움직였고 그 틈에 여성은 플랫폼 위로 빠져나왔다.

승객들이 피해 여성을 구하기 위해 열차를 밀어내고 있다. 해당 사고 영상 캡처
하지만 생각보다 상처는 깊었다. 오렌지라인 운영사인 MBTA 관계자와 현지 경찰의 보고서는 여성이 왼쪽 허벅지에 심각한 열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여성은 곧바로 보스턴 메디컬 센터로 이송되었으며, 수술까지 필요한 상황으로 전해졌다.

당시 현장에 있던 한 목격자는 “다리가 뒤틀리고 피가 흘렀다. 피부도 벗겨졌으며 여성은 고통을 호소하며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은 ‘(구급차 비용은) 3000달러에요. 전 감당 못해요’라고 외치며 구급차를 부르지 말아 달라고 애원했다”고도 덧붙였다. 관련해 보스턴 응급구조대의 짐 훌리는 “구급차 비용은 일반적으로 1900달러”라면서 “우린 돈을 지불할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그들에게 나쁜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안심시켜 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