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은 흑인을 어떻게 생각하나? ’지하철 눈싸움’ 코믹영상

celsetta@donga.com2018-07-07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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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ube 'Mamahuhu' 채널 영상 캡처
시선 처리에도 예의가 있습니다. 사람을 빤히 쳐다보는 것은 무례한 행동이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개성 있는 옷을 입은 사람이나 생김새가 다른 외국인을 보면 뚫어져라 쳐다보곤 하는데요. 아시아에 출장이나 여행 온 외국인들은 공공장소에서 느껴지는 시선에 불편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라며 호소하기도 합니다.

중국 상하이에서 활동하는 코미디 그룹 ‘마마후후(Mamahuhu)’는 이 ‘불편한 시선’을 주제로 짤막한 코믹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영상에는 중국 지하철에 탔다가 처음 보는 중년 남성과 마주친 흑인 청년이 등장합니다.

청년은 맞은편 좌석에 앉은 중국인 남성이 자신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곤 속으로 ‘또 시작이네’라며 질렸다는 반응을 보입니다. 잠시 쳐다보다 말 거라 예상했지만 중년 남성은 청년을 계속해서 바라봅니다. 그 시선의 의미를 조롱으로 받아들인 청년은 상대방과 눈싸움을 벌이기로 결심합니다.



그러나 청년의 생각과는 달리 중년 남성은 흑인 청년의 복슬복슬한 머리카락을 보며 어릴 적 고향에서 양떼와 함께 뛰놀았던 즐거운 기억을 되새기고 있었습니다. 그는 ‘아, 그때는 참 좋았지. 시간이 이렇게나 빨리 가다니… 벌써 젊은이들에게 뒤를 물려줄 때가 되었네’라며 과거를 회상했습니다. 비록 청년을 조롱하려는 의도는 없었지만 사람 대 사람으로서 예의 있는 행동이 아님은 분명했습니다.



결국 흑인 청년은 눈 한 번 깜빡이지 않는 아저씨의 기백(?)에 짓눌려 승부를 포기하고 맙니다. 그러자 중년 남성은 청년 옆자리로 다가와 앉더니 마치 강아지를 쓰다듬듯 청년의 머리카락을 살살 쓰다듬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老外(라오와이·외국인)!”

‘라오와이’라는 말 자체에 경멸의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을 보고 다짜고짜 “외국인!”이라 하는 것은 분명 실례죠. 청년이 황당해하는 사이 중년 남성은 모처럼 떠올린 행복한 옛 추억을 곱씹으며 흐뭇한 표정으로 열차에서 내렸습니다.



‘마마후후’ 팀의 풍자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중년 남성이 앉았던 자리에 젊은 중국인 여성이 와서 앉았고, 방금 전까지만 해도 배려 없는 시선에 불쾌해하던 흑인 청년은 여성을 노골적으로 훑어보며 씩 웃었습니다. 영상은 여성의 속마음이 울려 퍼지며 끝납니다. ‘또 시작이네. 변태 같으니!’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구경거리 취급 받으며 불편해하던 청년이 ‘역지사지’ 하지 못하는 모습에 네티즌들은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했다며 박수를 보냈습니다. 한 네티즌은 “나는 백인인데 중국에 갔다가 이런 경험을 했다. 정말로 30초도 넘게 빤히 바라보더라. 나와 눈이 마주치면 고개를 돌리지 않을까 했는데 소용없었다”고 경험담을 털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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