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날 ‘아역배우’ 보내드립니다” 日 행사업체 이색 서비스

celsetta@donga.com2018-07-02 17:3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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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건강할 때나 아플 때나 서로를 영원히 사랑하며…” 신랑신부가 백년가약을 맺으려는 아름다운 순간. 갑자기 어린 아이가 품에 인형을 안고 아장아장 걸어 들어오자 하객들이 술렁입니다. 대체 무슨 상황일까요.

막장드라마에 익숙해진 눈으로 보면 ‘신랑 혹은 신부가 숨겨놓은 아이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다행히 세상은 아직 생각보다 따뜻한 곳입니다. 이 아이들은 신랑과 신부의 어린 시절 추억을 대신 읊어주는 아역배우입니다. 장성한 어른이 되어 결혼하는 이 날까지 키워 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아이의 입을 빌어 전하는 이벤트입니다.



어린이 배우들 다음에는 청소년, 청년 배우들이 등장해 신랑 신부의 성장기를 묘사합니다. 자신을 위해 늘 희생하는 부모님의 마음을 알면서도 ‘사랑해요’라고 솔직히 말하지 못했던 아쉬움, 가족에 대한 고마움 등 평소 부끄러워서 제대로 전하지 못 했던 속마음을 배우들이 대신 전해줍니다.

벽에 걸린 대형 스크린에는 배우들의 연기에 맞춰 두 사람의 성장과정 사진이 천천히 흘러갑니다. 배우들 차례 뒤에는 진짜 신랑 신부가 바통을 이어받아 감사 메시지를 전하며 마무리합니다.

모든 것이 한 편의 연극이라는 걸 알면서도 양가 부모님들과 하객들은 북받쳐 오르는 감동에 눈물을 글썽입니다. 이 이벤트는 일본 행사전문업체 ‘서프라이즈 몰(Surprise-Mall)’에서 기획한 ‘메모리플레이(MemoReplay)’ 서비스입니다. 결혼식장을 웃음과 감동의 눈물로 채워주는 이 이벤트에는 21만 8000엔(약 220만 원)가량 소요된다고 하네요.

실제 결혼식 영상을 공개한 서프라이즈 몰 측은 “’메모리플레이’는 전문 배우들의 도움으로 신랑신부의 아름다운 추억을 되살려 드리는 서비스”라며 “뜻 깊은 결혼식 날 잊지 못 할 기억을 만들어 드리는 게 우리의 보람”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본 네티즌들은 “결혼식장에서 연극이라니 어색할 거라 생각했는데 영상을 보니 눈물이 찔끔 났다”, “좋은 이벤트 아이디어다”, “아역 배우가 부모님을 안아드리는 부분에서 울고 말았다”며 호평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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