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바둑기사 커제, 한국 축구 칭찬했다가 거센 비난에 곤욕

cloudancer@donga.com2018-06-29 14:2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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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제 9단. 사진=한국기원
중국 바둑기사 커제 9단(21)이 한국 축구를 칭찬했다가 중국 팬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한국은 지난 6월 27일(한국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독일을 2-0으로 꺾었다.

같은 시각 진행된 또 다른 F조 경기에서 멕시코가 스웨덴에 0-3으로 대패해 16강 진출은 좌절됐지만, 한국은 지난 대회 우승팀인 독일을 제압하는 이변을 만들어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경기가 종료된 후 커제는 자신의 웨이보를 통해 “한국과 일본은 ‘아시아 축구의 빛’”이라며 “독일의 경기력은 형편없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이 출전하지 못한 월드컵에서 한국은 멋진 결과를 만들었다”며 “괜히 한국을 비하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를 본 중국 팬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그들은 “한국 축구를 찬양하지 말라”, “한국은 2002 한일 월드컵에서 부정한 방법으로 4강에 진출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에 커제는 “내가 말한 것은 2002년 월드컵이 아니라 이번에 진행된 독일전”이라며 “내가 말한 것과 상관없는 경기는 얘기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한국은 우리 바둑의 가장 큰 라이벌이다. 상대를 더 자세히 알아가는 게 뭐가 잘못됐느냐”라고 반문하며 “남을 비하하고 싶은 비뚤어진 마음을 바로잡자. 비하한다고 상대를 이길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팬들의 원성이 계속되자, 결국 커제는 해당 글을 삭제한 뒤 사과 글을 게재했다.

그는 “내가 잘 몰랐다. 독일 축구를 비하한 것도 사과한다”며 “나는 한국 대표팀의 팬이 아니고, 중국 대표팀이 가능한 빨리 좋은 위치로 올라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국 축구 대표팀은 한국에 유독 약해 ‘공한증’이라는 말까지 생겼을 정도다.

한편, 일부 팬들은 “커제가 옳다고 생각한다. 사과할 필요가 없다”, “누구나 자신의 견해를 가지고 있다. 커제가 왜 사과를 해야하는 지 모르겠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커제를 옹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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