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도와주세요” 기자들이 전한 대량학살의 현장

phoebe@donga.com2018-06-29 14: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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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2018년 6월 28일 메릴랜드 주 애나폴리스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에 대응하고 있다. 사진출처 | (GettyImages)/이매진스
미국 메릴랜드주 아나폴리스의 지역일간지 캐피털 가제트 편집국 사무실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최소 5명이 사망했습니다. 6월 28일(이하 현지시간) CNN 등은 이날 오후 한 백인 남성이 신문사 편집국에 장총을 들고 와서 난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용의자는 현재 체포된 상태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당시 사무실에 붙잡혀 있던 기자들은 자신들의 목격한 것과 공포를 실시간으로 소셜미디어에 공유했습니다.



캐피털 가제트의 법조 및 사건 기자인 필 데이비스는 최소한 5명이 죽고 다수가 중상을 입은 대학살을 현장 기록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제 사무실에서 한 명이 총을 쐈는데, 몇 명이 죽었어요. 무장한 사람이 유리문을 통해 사무실로 총을 들고 들어와 여러 명 직원들에게 총격을 가했습니다. 더 이상 말할 수 없습니다. 누군가가 죽었다고 말하고 싶지 않지만, 안 좋게 됐습니다. 책상 밑에서 다수의 사람이 총을 맞는 소리, 총을 든 사람이 재적재하는 소리를 듣는 것보다 더 끔찍한 일은 없습니다.”

이후 볼티모어 선과의 인터뷰에서 데이비스는 그가 겪은 일에 대해 더 깊이 후회했습니다.



윌리엄 크램프 경찰청장 대행이 2018년 6월 28일 메릴랜드 주 애나폴리스에서 열린 카피탈 가제트 총격 사건에 대한 기자 회견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출처 | (GettyImages)/이매진스 
“저는 경찰 기자입니다. 항상 이 정도는 아니지만 총격과 죽음에 관해 씁니다. 제가 여러분에게 책상 아래 숨어 있는 것이 얼마나 충격적인지 설명하려 했지만, 현장에 와서 무력감을 느껴보지 못한 여러분은 그 상황을 모를 겁니다.”

사망자 5명이 모두 언론인이라면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 내에선 최악의 기자 테러 사건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희생자들과 그들의 가족을 생각하고 기도한다”라고 언급했습니다.

NBC방송은 사법당국을 인용해 범인이 38세의 재러드 워런 라모스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는 지난 2012년 캐피털 가제트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으나, 판사에 의해 기각당한 경험이 있습니다. 기사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CBS 뉴스에 따르면 경찰은 그의 배낭에서 연막탄과 폭발 수류탄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에 비판적인 진보적 논조인 캐피털 가제트는 “28일은 물론 최근 SNS 등을 통해 많은 협박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캐피탈 가제트 편집장 지미 데부츠는 저널리즘에 대한 대중적인 부정적인 인식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참사에도 캐피털 가제트는 인터넷판 뉴스를 실시간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29일자 신문도 정상 발행할 예정입니다. 그 어느 것도 자유로운 민주 사회에서 저널리즘을 멈추게 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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