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장자연 동료 “성추행 직접 목격…사건 덮이는 것 보고 두려움”

cja0917@donga.com2018-06-29 09: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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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故) 장자연 씨와 같은 소속사 신인배우였다고 밝힌 윤모 씨(여)가 술자리에서 목격한 장 씨의 성추행 피해를 털어놨다.

윤 씨는 6월 28일 KBS1과의 인터뷰에서 “가고 싶지 않아도 가야하는 자리가 있었고, 살면서 겪지 않아야 되는 그런 수모도 있었다”며 지난 6월 26일 불구속 기소된 전직 조선일보 기자 출신 A 씨가 장 씨를 강제추행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윤 씨는 “제가 말한 것은 다 제가 본 것이고 떳떳하게 말을 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A 씨를 본 이후에 저 분이라고 확정을 짓고 말씀 드렸다. 그 분이 한 행동에 대해선 번복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KBS가 입수한 수사기록에 따르면, 윤 씨는 “A 씨가 테이블에서 춤을 추고 내려오는 장 씨의 손목을 잡아당겨 강제로 추행했다”고 일관된 진술을 했다. 윤 씨는 2009년 수사 당시 동석자들의 자리 배치까지 그렸지만 검찰은 윤 씨 말을 믿지 않았다고. 윤 씨는 장 씨 사건과 관련해 검찰과 경찰 조사를 총 13차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씨는 이날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도 “제가 뚜렷하게 기억하는 이유는 경찰과 검찰에서 반복적으로 조사를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A 씨가)탁자 위에 있던 언니를 끌어당겨서 무릎 위에 앉히고 성추행까지 이어졌다. 이런 일을 직접 본 것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날이 소속사 대표의 생일파티였다. 기업인들도 있었고 정치인들도 있었는데 모르는 사람도 있었고 아는 분도 있었고 낯선 분위기였다”고 회상했다.

윤 씨는 소속사 B 씨가 술접대 자리를 강요했다며 “대부분 소속사 대표가 통보하는 식으로 연락이 오는데다가 소속사 대표의 폭력적인 성향을 모두 익히 알고 있기 때문에 안 갈 수가 없는 분위기였다. 제 눈앞에서도 폭력을 행사하는 부분을 몇 번 본 적이 있고 심지어 제 동료를 폭행하는 모습도 본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윤 씨는 검찰 조사에서 자신의 진술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에 대해 “저도 충격이 컸고 언니와 저만 있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말을 맞추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가해자로 지목된 A 씨를 오히려 믿고 있어서 이상하다고 판단을 했다. 그 당시에 저는 갓 스무 살이 넘었기 때문에 사리판단을 하지 못했지만 제가 느끼기에도 많이 이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사 후에 나중에 알게 된 사실, 그 분(A 씨)의 배우자가 검사 측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현재 해외에서 지내고 있는 윤 씨는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의 권고로 장 씨 사건의 재수사가 시작되면서 인터넷과 전화를 통해 검찰에 진술하고 있다. 그는 지난 9년간 정신과 치료를 반복적으로 받고 최근 입원까지 하는 등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그는 “연예계 생활을 하고 싶었지만 그 회사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도, 또 제가 증언을 했다는 이유로 드라마나 영화에서 퇴출이 되고 활동을 하기가 굉장히 어려웠다”며 “고인이 된 언니의 억울함을 풀어주지 못했다는 것이 죄책감처럼 다가왔었고 있는 그대로 말했을 뿐인데 덮이는 것을 보고 두려움을 갖게 됐다”고 토로했다.

한편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은 장 씨 사건의 공소시효가 올해 8월 4일 만료되는 만큼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재수사 결과 사건의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부분에 대해 목격자 진술이 유의미하게 일관되고, 목격자 진술을 믿을만한 추가 정황 등이 명확히 확인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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