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잃어가는 할아버지, 밤길 30km 걸어 찾아간 곳은…‘먹먹’

bong087@donga.com2018-06-28 16:4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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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경찰청 페이스북 갈무리
기억을 잃어가는 80대 남성의 사연이 누리꾼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하고 있다.

경찰청은 6월 27일 오후 공식 페이스북에 ‘할아버지가 한밤중에 찾아간 곳은?’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경찰이 공개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 따르면 지난 6월 1일 새벽 2시경 전남의 한 하천 인근 인도에서 홀로 서성이는 할아버지 A 씨의 모습이 CCTV 관제요원의 눈에 포착됐다.

A 씨는 30분 동안 도로변에서 떨어진 쓰레기를 줍거나 인도에 앉았다 서는 등 불안정한 행동을 반복 했다.

이를 수상히 여긴 CCTV 관제요원은 경찰에 신고해 도움을 요청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A 씨에게 다가가 말을 건넸지만 A 씨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A 씨와 함께 파출소로 이동한 경찰은 A 씨의 신원을 확인했다. A 씨는 실종신고가 접수돼 있던 상태.

 

사진=경찰청 페이스북 갈무리
파출소에 도착한 A 씨의 보호자는 A 씨가 오래 전부터 기억이 가물가물해지고, 집을 나서는 경우가 잦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 씨가 발견된 장소는 광주 집으로부터 30km가량이 떨어진 전남 나주의 고향마을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영상 자막을 통해 “아흔이 다 된 나이였지만 할아버지의 몸이 기억하는 곳은 고향마을 뿐이었다”면서 “다행히 CCTV 관제요원의 관찰 덕분에 할아버지는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나이가 들어도 고향을 잊지 못한 할아버지의 마음이 경찰관들의 마음을 찡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 영상은 28일 오후 3시 30분 현재, 2만9000회 이상 조회되는 등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영상을 본 페이스북 이용자 이** 씨는 “관제센터요원 경찰 분들 너무 감사하다”면서 “너무 슬프다. 우리 집에 치매 5등급 외할아버지 계시는데 걱정이다. 제가 집에 있었는데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 저를 기다리시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적었다.

또 다른 이용자 이** 씨는 “슬프기도 하고 따뜻한 마음들이 보여 감사하기도 하다. 아직 살만한 세상”이라고 했고, 황** 씨는 “관제센터 직원 분의 세심한 관찰 덕분에 안전하게 가족들 품으로 돌아가셔 천만다행이다. 정말 고생 많으셨고 감사하다. 지구대 경찰 분들도 수고 많으셨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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