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게 감사하는 법 이렇게” 과외받는 일본 남성들

phoebe@donga.com2018-06-29 21: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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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일본에서는 미혼 남자들이 결혼을 하기 위해 육아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의 시사지 ‘더 애틀란틱’은 일본 남성들이 더 나은 아버지가 되는 법을 자청해서 교육받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애틀란틱의 스티븐 마르케(Stephen Marche) 기자가 전하는 수업 광경은 예비 아빠 수업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수강생들은 미혼 총각들입니다. 일부는 데이트조차 하지 못한 남자들입니다. 많은 이들이 이성에게 어필하기 위해 이런 수업을 듣습니다. 이들은 데이트 프로필에 수업을 받았다고 적을 것입니다. 이들이 결혼하고 싶은 젊은 여성들이 상대의 ‘아버지의 자격’을 미리 보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일본 사회에서는 ‘이쿠맨((イクメン)’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육아(育兒)’를 의미하는 일본어 ‘이쿠지’와 ‘남성’을 말하는 ‘맨’이 합쳐진 단어입니다. 일본에서 일과 가정의 격차는 거의 절대적입니다. 많은 남성이 집안일이나 육아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일을 포기하는 남자들은 여전히 별난 존재로 남아 있습니다.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이쿠멘 수업 중 남자들은 아기 인형을 목욕 시키고, 임신한 여성의 몸을 시뮬레이션 하기 위해 임부 체험복을 입어 봅니다.

강사는 남자들에게 “음식 정말 맛있는데”, “오늘 입은 옷은 귀엽다” 같은 아내(미래 아내)를 칭찬하는 말을 쓰라고 권고합니다.

강사는 일본의 인구 문제, 감소하는 출산율의 사회적 영향, 그리고 왜 남자들이 육아를 국가적인 의무로 여겨야 하는지에 대해 강의합니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일본에서는 매년 1월 31일을 ‘아내 사랑의 날(아이사이노히)’로 정하고 집에 일찍 귀가해 아내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라는 운동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날은 10년 전 일본 남편 사랑 기구(Japan Aisaika Organization, JAO)의 설립자인 케이요 야마다 씨의 아이디어로 시작됐습니다.

참고로 JAO가 정한 ‘헌신적인 남편의 황금률’ 5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1. 오후 8시 이전에 집에 들어가세요.
2. 집안에서 편안한 분위기를 만드세요.
3. 아내의 이름을 부르며 전화하세요.
4. 아내의 눈을 보세요.
5. 아내가 하는 말을 들으세요.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이쿠맨 수업과 사랑하는 아내의 날은 일본의 저출산 위기를 막기 위한 노력일지도 모른다고 진단했습니다.

2017년 일본의 합계출산율은 1.43입니다. 일본 경제학자들은 인구통계학적 비상이 걸렸다고 말하고 있죠. 일본 후생노동성은 “출산이 가능한 세대의 여성이 줄고, 결혼하는 이들도 줄어들어 출산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사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일본보다 크게 낮은 1.05입니다. 한국에도 좋은 아버지 되기 수업 바람이 불어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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