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주점 방화범, 손님 많아질 때 기다려 범행…대걸레로 출입문 봉쇄

toystory@donga.com2018-06-21 16: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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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화재 방화범 검거. 사진=YTN 보도 캡처.
전북 군산의 한 주점에 불을 질러 33명의 사상자를 낸 방화 용의자 이모 씨(55)가 방화 전 손님이 여럿 오기를 기다렸다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7일 군산 장미동의 한 유흥주점에 불을 지른 이 씨에 대한 추가 조사에서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방화를 계획하고 해당 주점 인근에 있는 선박에서 휘발유가 담긴 20ℓ 기름통을 훔쳤다"라며 "주점 앞 지인 사무실에서 기름통을 놓고 기다렸다"라고 진술했다.

이어 "주점 안에 손님이 많은 것을 확인하고 바닥에 휘발유를 뿌린 다음에 라이터로 불을 질렀다"며 "외상값이 10만원 있었는데 주점 주인이 20만원을 달라고 해서 그랬다"고 말했다.

또 불을 지른 직후 이 씨는 손님들이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출입문을 닫고 손잡이에 대걸레를 걸어 봉쇄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가 휘발유를 훔친 시각은 17일 오후 6시로 확인됐다. 불을 지르기 전까지 3시간 넘게 주점 앞에서 대기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이 화재로 개그맨 김태호 씨 등 3명이 숨지고 30명이 부상을 입었다.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이유는 이 씨가 출입구를 막아 손님들이 좁은 비상구로 몰렸기 때문이다.

이 씨는 범행 후 3시간 30분 만에 주점에서 500여m 떨어진 선배 집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현재 이 씨도 전신에 화상을 입어 경기도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치료받는 대로 이 시를 현주건조물방화 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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