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예쁘지 않지만, 괜찮습니다” 유튜브 탈 코르셋 운동

phoebe@donga.com2018-06-08 17: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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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평등을 뜻하는 페미니즘은 요즘 여러 갈래 운동으로 표출되고 있습니다. 성추행 당한 경험을 고백하는 ‘미투 운동’, 성차별 없는 임금을 요구하는 ‘페이 미투’, 그리고 지금 소개할 ‘탈(脫) 코르셋’ 운동입니다. 화장, 긴 머리 등 사회가 규정해놓은 미적 기준과 외모 억압을 없애야 한다는 운동, 탈 코르셋 운동은 요즘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여성에게만 가해지는 엄격한 외모 억압이 잘록한 허리를 강조하려고 억지로 입은 여성 속옷 ‘코르셋’과 같다고 보고, 이를 거부하자는 것입니다. 이 운동가들은 남성 중심적인 미적 기준에서 벗어나 여성 스스로가 자유로워지자고 말합니다.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탈코르셋 바람은 유튜브에도 불고 있습니다. “나는 예쁘지 않지만, 행복하다. 그러니까 내 몸에 신경 꺼 달라”고 주장하는 유튜버들이 하나 둘 등장했습니다.

‘저는 예쁘지 않습니다’로 시작하는 뷰티 유튜버 배리나(Lina bae)의 영상은 게시 4일 만에 82만 회 이상 조회됐습니다.

처음 안경을 쓰고 등장한 배리나는 안경을 벗고 렌즈를 끼고 화장을 하기 시작합니다. 화면에는 “눈 테러”, “회사 편하게 다니네”, “여자 피부가 그게 뭐야?”, “얼굴 면적이 넓어서 파운데이션 금방 쓰네”, “돼지가 화장도 하네”, “눈 뜬 거냐?”, “쌍꺼풀 수술해라”, “저런 얼굴이면 자살할 듯” 등의 악성 댓글을 옮긴 자막이 지나갑니다.  

화장을 다한 화면에는 “와, 언니 화장 잘해요!”, “예쁘다”라는 칭찬 자막이 올라오지만, 그것도 잠시. 이내 화장이 너무 진하다며 “남자들은 그런 화장 안 좋아해”, “쥐 잡아먹은 줄”, “무슨 자신감이냐? 집 밖으로 나오지마” 등의 자막이 뜹니다.

배리나는 다시 화장을 지우고 안경을 씁니다. 그제야 환하게 웃습니다. 그리고 진짜 하고 싶었던 말을 자막으로 전합니다.

“저는 예쁘지 않습니다. 그러나 예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남의 시선 때문에 자신을 혹사하지 마세요. 미디어 속의 이미지와 나를 비교하지 마세요. 당신은 그 존재가 특별합니다. 그 아무도 당신을 해쳐서는 안 됩니다. 온전한 나 자신을 찾으세요.”

이후 배리나는 공지를 통해 “이 영상을 찍기까지 많은 모순이 아닐까 고민을 했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여러분들께 도움이 되고 힘이 되었으면 했다”라고 전했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메이크업 영상을 올릴 것 같습니다. 다만 저는 탈코르셋 운동을 하시는 모든 분들을 응원하고 지지합니다. 후세대에는 더 나은 삶을 살기를 저도 간절히 바라고 현세대 또한 자유로워지기를 바랍니다. 예쁘지 않아도 아름답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하기 싫다면 화장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털이 많아도 제모하기 싫으면 하지마세요. 머리가 거추장스러워서 자르고 싶으면 자르세요. 브래지어가 하기 싫으면 하지 마세요. 다이어트가 싫으면 하지마세요. 여자라는 이유로 불편하게 해왔던 모든 것들을 안 하셔도 됩니다. 그게 탈 코르셋 운동이라고 생각해요. 언젠가는 꾸밈이 의무가 아닌 선택이 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화장기 없는 얼굴로 하루는 보내는 유튜버 한국여자의 ‘하루! 브이로그’도 화제입니다. 화장하는 시간 대신 잠을 더 자고, 학생답게 과제에 몰입한 한국여자는 “탈 코르셋은 인간의 삶을 되찾는 과정이다”라고 말합니다.



Daily Room우뇌 
유튜버 Daily Room우뇌는 탈 코르셋을 하고 뷰티 유튜브를 내려놓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연예인 메이크업 아티스트 못지않은 화장 실력으로 각광받던 그는 최근 짧게 머리를 자르고 등장한 영상을 올리고 “이렇게 코르셋을 벗고 뷰티 유튜버로서 끝을 낸다. 앞으로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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