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안 놀테니까 용서해 주세요”…학대로 숨진 5살의 글

phoebe@donga.com2018-06-07 14: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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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한 후나토 유아(船戸結愛‧5) 양
“제가 더 잘 할게요. 용서 하세요. 부탁드려요”

지난 3월 일본 도쿄에서 부모의 학대로 숨진 5살 여자아이 후나토 유아(船戸結愛)양의 집에서 후나토 양이 연필로 쓴 노트가 발견됐다고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이 6월 6일 보도했습니다.

도쿄 경시청은 이날 이미 상해죄로 기소됐던 유아의 아버지 후나토 유다이(船戸雄大‧33‧무직)와 어머니 유리(優里‧25)를 보호 책임자를 유기(保護責任者遺棄)해 사망하게 한 혐의로 다시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시청에 따르면, 숨진 유아 양은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자신의 몸무게를 기입하고 글자 쓰기 연습을 했습니다. 대부분의 내용은 부모에게 용서를 구하는 것이었습니다.

경시청이 공개한 내용 일부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제 아빠와 엄마와 더 이상 말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좀 더 열심히 하고, 오늘 보다 더 나은 내일이 될 수 있도록 잘 할게요. 용서 하세요. 부탁합니다.” “정말 더 이상 똑같은 짓은 하지 않겠습니다. 용서해 주세요.”“노는 건 바보 같으니까 이제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약속드려요.”

피고 유리(優里‧25)와 후나토 유다이(船戸雄大‧33‧무직)
유아 양은 아버지 유다이의 친딸이 아니라 어머니가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의붓딸이었습니다.

부모가 되어선 안 될 두 사람은 다섯살 소녀를 일상적으로 학대하고, 쥐꼬리만큼 밥을 주었습니다. 경시청은 유아 양이 아버지에게 “뚱뚱하다”고 야단맞으면서 체중을 적어 왔다고 전했습니다. 부모는 아이에게 아침 식사로 국물 1컵, 점심은 밥 그릇 3분의 1, 저녁은 밥 반공기 밖에 주지 않았습니다.

지난 1월 가족은 가가와(香川)현 젠쓰지(善通寺)에서 도쿄 메구로구로 이사했으며, 당시 16.6㎏이던 유아의 체중은 2달 만에 4㎏이나 감소한 12.2㎏으로 줄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부는 아이가 다쳐도 “학대 행위가 발각될까 두려워” 병원에 데려가지도 않았고, 겨우 다섯 살인 소녀의 생명을 빼앗았습니다. 유아 양의 공식 사인은 영양실조에 의한 폐렴입니다. 부모는 아이가 사망하기 며칠 전 집에서 냉수로 샤워를 시켰고 얼굴 등을 여러 차례 때려 다치게 했다고 인정했습니다.

유아는 도쿄로 이사 오기 전 가가와현에 살 당시에도 2016년과 2017년 두 차례나 아동상담소에 임시 보호됐었지만, 아버지는 2번 모두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담당 공무원은 “학대의 위험이 높지 않다”고 판단하고, 올 1월부터 사망까지 40일간 유아 양을 한 번도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일본 네티즌들은 “어린이가 느낀 고통을 생각하면 분노가 가라앉질 않는다”, “부모들은 지옥의 바늘 산에 떨어뜨리는 게 가장 타당할 것이다”, “사회는 아이들의 육성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할 책임이 있다”, “아동 학대를 모른 척 해선 안 된다”, “시간을 되돌려 아이를 살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등의 의견을 소셜 미디어에 남기며 비통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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