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적 광고’ 논란 농기구업체 “女 성적 대상화 명백한 불찰” 공식 사과

ptk@donga.com2018-05-30 15:4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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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모델이 등장하는 농기구 광고에 선정적 표현을 넣어 여성단체 등으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은 농기구업체가 공개 사과했다.

농기구 업체 ‘대호’는 30일 일간지 지면 등을 통해 임직원 명의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대호는 사과문에서 “여성농민단체와 다수 언론에서 문제 제기한 당사의 신문광고 및 각종 홍보물의 일부 내용에 포함된 여성을 성적 대상화한 표현과 문구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전국 여성농민 분들께 실망을 안겨드린 점,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성능 좋은 농기계를 남성으로 상정한 점과, 이러한 기능적 특성을 강조하고 부각시키기 위해 여성 모델을 배치하여 성적 대상화한 것은 명백한 저희의 불찰”이라며 “사려 깊지 못한 판단이었음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한다”고 사과했다.



아울러 여성 광고모델에게도 “실추된 이미지 회복을 위해 아낌없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또 “당사는 모든 지면 광고를 잠정 중단하고, 기존에 배포됐던 모든 관련 홍보물을 수거, 폐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최근 대호는 한 농기구 광고에 노출이 과한 여성모델을 세우고 “실린더와 연결링크가 대물이어야 뒤로도 작업을 잘 한다”등 성적 늬앙스의 문구를 실었다. 농기구 부품을 콘돔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이에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은 “당장 광고를 중단하고, 공식 사과하라”는 성명서를 냈고, 녹색당은 “이번 광고 게재의 원흉이라 할 성차별적인 농촌 현실을 규탄한다”며 “이 끔찍한 광고를 아무 문제의식도 없이 게재한 무지와 바닥을 치는 인권의식을 반성하고 머리 숙여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당초 업체 측은 “성적 수치심 유발이니 이런 의도는 전혀 없었다. 오히려 광고를 보고 이상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문제”라고 반박했으나 논란이 거세지자 결국 잘못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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