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초등학교, ‘필통’ 소지 금지…”가난한 아이들 소외감 느껴”

celsetta@donga.com2018-05-14 17: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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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영국의 한 초등학교가 학생들에게 ‘필통을 가지고 다니지 마라’는 지시를 내려 화제가 됐습니다. 이 학교가 책가방 속 필수품 중 하나인 필통을 금지한 건 빈부격차 때문이었습니다.

5월 11일 BBC는 노섬벌랜드에 있는 성 윌프리드(St. Wilfrid) 초등학교가 전교생의 필통 소지를 금지했다고 전했습니다. 교장 폴린 존스톤 씨는 “수업 시간에 책상 위에 올려놓는 필통 같은 물건들 때문에 아이들이 빈부격차를 실감하게 되고 이로 인해 갈등이 빚어진다. 비싼 필통을 올려놓은 아이는 부러움을 사는 반면 저렴한 필통을 쓰는 아이는 상대적 박탈감, 소외감을 느끼거나 놀림당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앞으로 필통 외에도 고가 브랜드 학용품 등을 모두 금지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성 윌프리드 초등학교 외에도 100곳이 넘는 학교들이 고급 학용품 소지를 금지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존스톤 교장은 “같은 반 안에서도 부모의 소득에 따라 아이들 무리가 나뉜다. 이런 것을 최대한 막기 위해 교칙으로 가방도 표준형 백팩으로 통일시켰다”고 말했습니다.

프로젝트 참여 학교들 중 한 곳에 다니는 14세 소년 제이슨(Jason)은 “싼 학용품을 가지고 다니면아이들이 ‘야, 이 거지야’라면서 놀린다. 이건 옳지 않다”며 학교의 조치를 반겼습니다. 15세 해리스(Harris)도 “학교에 어떤 물건을 가지고 다니느냐 하는 걸 중요하게 여기는 아이들이 많다. 고급 학용품 소지는 더 이상 개인적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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