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만명 아기 생명 구한 할아버지의 마지막 헌혈

phoebe@donga.com2018-05-14 17: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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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stralian Blood Service
60년 동안 거의 매주 헌혈을 해온 81세 호주 할아버지가 지난 5월 11일 금요일(이하 현지시각) ‘헌혈 은퇴’를 했습니다. 호주 적십자 혈액원에 따르면, 그는 240만 명 이상의 호주 아기들의 생명을 구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고 합니다.

‘황금 팔을 가진 사나이’라는 별명이 있는 호주 남성 제임스 해리슨(James Harrison‧81) 씨의 피에는 레소스병을 치료하는 항체가 있다고 합니다. 이 병은 임신부의 혈액이 태아의 혈액 세포를 공격하는 무서운 질병입니다. 심한 경우 태아가 죽거나 뇌손상이 올 수 있습니다. 

CNN에 따르면, 해리슨 씨의 놀라운 기부는 그가 겨우 14살 무렵 흉부 수술을 받았을 때 시작됐습니다. 수혈받은 혈액이 해리슨 씨의 생명을 구했고, 그는 받은 은혜를 갚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몇 년 후 의사들은 그의 혈액에 레소스병을 치료하는 항D(Anti-D) 주사를 만드는데 결정적인 특수한 항체가 있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의사들은 해리슨 씨가 14세 수술 당시 수혈받은 혈액 덕분일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호주 적십자에 따르면, 호주에서 그런 항체를 가진 사람은 50명도 채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호주 적십자 혈액원의 젬마 팔켄미르(Jemma Falkenmire)씨는 “모든 헌혈은 소중하지만, 제임스 씨의 피는 유독 특별하다. 그의 혈액은 태아들을 사망에서 구할 수 있는 약이다. 호주 여성의 17% 이상이 레소스병 위험에 처해 있다. 그래서 제임스 씨가 많은 생명을 구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CNN 화면 캡처
해리슨 씨의 항체로 생산되는 항D 주사는 그의 친딸에게도 도움을 주었습니다. 해리슨 씨는 “그것은 제 두 번째 손자가 건강하게 태어날 수 있게 했다”라고 말했습니다.

해리슨 씨의 항체가 발견된 것은 전적으로 게임의 판도를 바꾸어 놓은 것이라고 팔켄미르 씨는 CNN에 말했습니다. “1967년경까지 호주에서는 말 그대로 매년 수천 명의 아기들이 죽어갔고, 의사들은 이유를 몰랐다. 호주는 이 항체를 가진 혈액 기증자를 처음 발견한 국가 중 하나였기에 그 당시에는 꽤 혁명적이었다.”

적십자사에 따르면, 해리슨 씨 덕분에 240만 명 아기가 새 삶을 받았습니다. 호주에서 그는 국민적 영웅으로 여겨집니다. 호주에서 가장 권위 있는 국가 훈장을 포함해 수많은 상을 받았습니다.

해리슨 씨는 “사람들이 ‘당신은 영웅’이라고 말할 때 정말 겸손해진다. 그것은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제 재능 중 하나이고 아마 제 유일한 재능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해리슨 씨는 이제 마지막 헌혈을 했습니다. 호주에서 81세가 넘은 사람은 헌혈할 수 없습니다. 팔켄미르 씨와 적십자는 해리슨 씨와 비슷한 항체를 가진 다른 사람들도 헌혈에 동참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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