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트비 12만 원’ 日 미용실에 젊은 손님들 몰리는 이유

celsetta@donga.com2018-05-10 14:5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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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커트 요금에도 불구하고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 등 젊은 손님들이 줄을 선다는 일본 미용실이 있습니다. ‘오션 도쿄’라는 이 업체는 창업 4년 만에 점포를 5개로 늘릴 정도로 급성장했으며 4월 말에는 오사카 신사이바시에 6번째 지점을 개장하며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예전처럼 호황을 누리지 못하는 일본 미용업계는 가격 인하, 쿠폰 할인 등 각 점포별로 요금 경쟁이 치열하지만 오션 도쿄는 오히려 가격을 올렸습니다. 오션 도쿄의 성공전략을 분석한 일본 ‘현대 비즈니스’에 따르면 일본 미용실 평균 커트요금은 3387엔(약 3만 4000원)이며 여기에 각종 할인이 들어가면 더 저렴해집니다. 하지만 오션 도쿄는 대표(원장)에게 커트받는 요금을 7000엔(약 7만 원)에서 1만 2000엔(약 12만 원)으로 오히려 올리며 고가 정책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주머니 가벼운 학생들과 사회 초년생들은 예약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며칠씩 기다려 가며 이 미용실을 찾는다고 합니다. 고객의 90%이상은 젊은 남성입니다.

주변 미용실들은 물론 마케팅 업계에서도 주목하는 이 미용실의 성공 비결은 ‘머리만 잘라주는 게 아니라 삶의 경험을 판다’는 데 있습니다. 오션 도쿄 직원 평균연령은 23.8세로 미용사들 또한 손님들과 마찬가지로 매우 젊은데요. 연륜에서 비롯된 중후함은 없지만 같은 젊은이로서 고객의 말에 공감해 주고 진심을 다해 격려해 주는 모습이 손님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평입니다.

‘현대 비즈니스’는 요즘 ‘SNS세대’ 젊은이들을 어릴 적부터 물질적 풍요와 정보의 홍수 속에 자라온 세대라고 정의했습니다. 원한다면 언제든 물건이나 정보를 손에 넣을 수 있는 환경에서 자라온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마음을 어루만지는 상담과 조언이라는 것입니다.

오션 도쿄 측은 “‘그때 그 헤어디자이너와 다시 얘기하고 싶다’든가 ‘그 미용실에 가면 자신감이 생긴다’는 이유로 방문하는 손님이 많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요즘 젊은이들은 의욕이나 열정이 없는 게 아니라 그 의욕과 열정을 보여 줄 상대를 가리는 것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자신의 가치를 알아봐 주고 기운을 불어넣어 주는 상사, 선배, 직장을 만나면 언제든 불꽃처럼 활활 타오를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현대 비즈니스는 “30대 이상이 ‘붉은 불꽃’처럼 눈에 잘 뜨이는 열정을 가지고 있다면 20대 이하 젊은이들은 ‘푸른 불꽃’같은 열정을 지니고 있다. 붉은색보다는 덜 튀지만 더 뜨겁게 타오를 수 있다”고 표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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