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존재가치 없어…발가락 때만도 못해” 로레알코리아 상사 갑질

celsetta@donga.com2018-05-10 13:5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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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대한항공 총수 일가 갑질 사건으로 직장 내 갑질과 폭언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외국계 화장품회사 로레알코리아에서도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고 있었음이 알려졌습니다. 몇 년 간 지속된 ‘상사 갑질’은 한 직원이 퇴사하면서 그간 자신이 당한 폭언 녹취록과 이메일을 전 직원에게 공개해 비로소 수면 위로 드러났습니다.

로레알 한국지사에서 16년간 근무하던 김 모 씨는 올해 장기근속 휴가를 다녀온 뒤 직속 상사 A이사의 갑질에 시달렸습니다. A이사는 김 씨를 불러 “휴가 쓸 거면 석 달 치 급여를 줄 테니 퇴사하라”며 압박을 주는가 하면 다른 직원들 앞에서도 일부러 면박을 주며 괴롭혔습니다.

A씨는 김 씨 뿐만 아니라 다른 직원들 사이에서도 ‘갑질 상사’로 악명이 높았습니다. 공개된 통화녹음본에서 A씨는 부하 직원들에게 “발가락 때만도 못 하다”, “너는 존재 가치가 없다”, “이번 달 마감하고 그냥 사표 써라, XX같은 말 하지 말고”, “미쳤다. 또라X 아니냐”며 폭언을 쏟아냈습니다.

김 씨는 5월 9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주말에도 일을 시키고, 밤 늦게 카톡하고 전화하는 건 일상이었다. 노트(종이)를 찢어서 얼굴에 뿌리고 노트로 뒤통수를 때리기도 했다”며 “직원들에게 너무 심하게 해서 보통 1년 정도 다니다가 다 그만뒀다”고 밝혔습니다. 김 씨는 상사의 가혹행위로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이룰 정도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이처럼 부하들을 괴롭혀 원망을 샀지만 A씨는 지난 2014년 이사로 승진하며 성공 가도를 달렸습니다.

로레알코리아 제2노동조합에 따르면 A씨는 과거에도 언어폭력으로 신고당한 적 있으나 당시 회사는 6개월 감봉이라는 솜방망이 처벌만을 내렸으며, A씨는 징계기간 중에도 직원들에게 인격 모독성 폭언을 일삼았다고 합니다.

갑질 논란이 불거지자 로레알코리아는 인사위원회를 열어 A씨를 중징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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