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원망한 생모 찾았는데…입양보낸 子 이름 딴 식당 운영

phoebe@donga.com2018-05-12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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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미국 성조지(The Stars & Stripes) / BRUCE HOLLYWOOD
자신을 미국으로 입양 보낸 생모를 평생 원망하던 아들은 심장마비로 죽을 뻔한 후 어머니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에 사는 생모는 아들의 이름을 딴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미국 성조지(The Stars & Stripes)와 워싱턴포스트(WP)는 5월 8일 브루스 할리우드(Bruce Hollywood‧57) 미 공군 대령의 감동적인 사연을 전했습니다.

2005년 미 국방성 주차장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진 할리우드 대령은 “여기가 끝이구나” 했습니다. 다행히 일찍 발견돼 육군 병원으로 이송되면서 그는 두 가지 후회가 머리속을 스쳐 갔습니다. ‘이대로 죽으면 아들의 대학 지원서를 도와줄 수 없겠구나.’ 또 한 가지는 자길 낳아준 일본 여성에게 ‘한 번도 감사한 적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1960년 일본에 주둔해 있던 미군 부부에게 입양됐습니다.

아일랜드계 아버지와 노르웨이계 어머니 사이에서 자란 할리우드 씨는 아시아인인 자신이 그들의 친아들이 아니라는 건 일찌감치 알고 있었습니다. 양부모는 항상 그에게 “네가 특별한 사람이라서 널 선택했어. 넌 다른 누구보다 훨씬 더 특별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부부는 양아들에게 행복한 삶을 제공했습니다. 할리우드 씨가 자라자 양부모는 생모의 성을 말해주고 일본으로 가는 여비를 주겠다고 했지만, 그는 항상 거절했습니다.

하지만 심장마비를 계기로 그는 생모를 찾기로 했습니다. 사실 그는 생모를 찾아 비밀편지를 보내려고 했습니다. 감사의 표시를 하고 입양 덕분에 자신의 삶이 얼마나 멋지게 되었는지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쓸 계획이었습니다. “엄마, 난 최고의 인생을 살았어요. 난 미 공군 대령이에요. 아름다운 아이들이 있어요. 인생은 정말 좋아요.”

일본 대사관에 정보를 주었지만 생모를 찾기엔 충분치 않았습니다. 사설탐정도 시원찮았습니다. 포기하려던 순간, 독일에서 열린 군사 회의에 가는 길에 탄 비행기에서 한 군인을 만났습니다. 그 남자 해리 해리스(Harry Harris)의 어머니는 일본인이었습니다. 오늘날 주한 미국대사로 지명된 해리스 태평양사령관입니다. 두 사람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전 심장마비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고, 그는 ‘브루스, 난 당신을 도울 수 있어. 정말 난 도울 수 있어’라고 말했습니다.”

할리우드 씨는 큰 기대 하지 않고 가지고 있던 정보를 그에게 주었습니다. 열흘 후 펜타곤의 책상에 앉아 있던 그에게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일본 대사관이었습니다.

“할리우드 대령님, 저희가 어머님을 찾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할리우드 씨는 그 사람에게 생모에게 편지를 쓸 건데 도와달라고 주저리 말했습니다. 하지만 상대방은 “편지는 없을 거예요. 어머니가 10분 후 이 번호로 전화할 겁니다. 그분은 영어를 못 해요. 행운을 빕니다!”라고 끊었습니다. 10분이라니! 통역할 사람을 찾아야 했습니다.

잠시 후, 전화가 울렸습니다. 어머니였죠. 울고 있었습니다.

“말하세요. 잠깐. 잠깐. 잠깐. 무슨 일인지 말을 하셔야죠.”

울음을 그친 어머니는 “내일이 65번째 생일인데, 평생 꿈꿔온 선물은 널 만나는 거야”라고 말했습니다.

통역관은 어머니가 결혼한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음 말은 더욱 믿기 힘들었습니다. 어머니가 ‘브루스’라는 간판으로 작은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거짓말이야! 사실이 아닐 거야!’

 처음 안 사실이었습니다. 양어머니는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 생모 노우에 씨에게 아기 사진을 보내 주고 브루스라고 이름 지었고, 좋은 삶을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래서 노부에 씨는 아들 이름을 알 수 있었던 것입니다.

열흘 후 그는 일본 시즈오카에 있는 어머니 식당을 찾아갔습니다. 모두 사실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출생과 입양에 대해 전혀 몰랐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할리우드 씨의 친부는 미국 군인이었지만, 노부에 씨와 결혼 준비 도중 사우스캐롤라이나로 보내졌습니다. 그는 당장 전화하겠다고 했지만 하지 않았죠. 몇 달 후 전화가 걸려왔을 때는 노부에 씨가 거부했습니다. 그는 노부에 씨가 임신한 줄도 몰랐습니다.

혼혈아가 살기에 일본은 척박했습니다. 결국 가족은 일본에 주둔해 있던 에드워드와 엘리노 할리우드 부부에게 입양을 보냈습니다.

아들을 만난 어머니는 절대 아들을 시야에서 벗어나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가 새벽에 달리기 하러 갔을 때도 집에 있던 어머니는 미친 듯 아들을 걱정했습니다. 결국 모자는 아침마다 한 자전거를 타고 운동했습니다.

할리우드는 일본에 자주 갔고, 어머니를 워싱턴으로 데려왔습니다. 어머니는 영어를 공부했고, 아들은 일본어를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재회 3년 후인 2009년, 어머니는 심장마비로 사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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