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처럼 네발로 기어 다니는 직원들…中기업 갑질 논란

phoebe@donga.com2018-05-04 21: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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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 회사 월간 평가 회의 광경 찍은 영상
온라인 분노로 들끓어
실적 부진 이유로 직원 뺨 때리기도
출처=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중국의 한 부동산 회사 월간 회의 도중 관리자들이 실적이 나쁜 직원들을 짐승처럼 네발로 기게 하고 뺨을 때리는 광경을 촬영한 동영상이 인터넷에 널리 유포되고 있습니다. 네티즌들은 직원들에게 ‘갑질’을 한 이 회사를 강력하게 비난했습니다.

영상은 중국 후베이성 이창에 있는 부동산 회사의 4월 실적 평가회의 모습을 찍은 것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5월 4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유니폼을 입은 한 여성 직원이 줄 서 있는 남성 직원 6명의 뺨을 차례로 때리는 모습이 나옵니다.

출처=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다른 영상에서는 수십 명의 직원이 노래를 부르고 개 흉내를 내며 원형으로 기어 다닙니다. 책임자처럼 보이는 남자는 별일 아니라는 듯 멍하니 시계를 보고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 회사의 대표는 직원들이 자청해서 벌을 받겠다고 나섰다고 변명했습니다.

“사실 (첫 영상에서 뺨을 맞은) 6명의 남자 직원은 회사에 요구에 따라 업무를 잘 수행하지 않았고, 고객에게 전화도 하지 않는 등 너무 나태하고 일했고 실적도 좋지 않았습니다. 남자 직원을 때린 여성 직원은 때려달라고 하니까 한 것입니다.”

뺨을 맞은 남성들은 “오해”라며 “이 회사에서 일하는 게 즐겁다”라고 회사를 두둔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영상에서 처벌을 받는 동안 눈물을 흘린 여성 직원은 5월 2일 직장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화가 나지만 보복이 두려워 나서지 못하는 직원들도 있다고 내부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늑대 정신' 키운다며 직원들 서로 뺨 때리게 한 중국 화장품 회사. 출처=유튜브 캡처
사무실 10개, 직원 160명인 이 회사의 대표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사건으로 교훈을 얻고 경영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는 “누가 비디오를 유출했는지 색출하겠다”라고도 밝혔습니다.

네티즌들은 분노했습니다. “이런 게 중국 기업 문화의 후진성을 보여준다”, “어떤 종류의 일이 인간 존엄성을 훼손할 만한 가치가 있는가”, “이 회사는 쓰레기이고 문을 닫아야 한다” 등의 의견이 이어졌습니다.

2년 전에도 유사한 동영상이 온라인에서 파문을 몰고 왔습니다. 지린성 바이산시의 한 회사 직원들이 영업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대낮에 거리를 기어 다녔습니다. 지난해에는 중국의 한 화장품 회사가 “늑대 정신을 키워야 한다”며 직원들에게 서로 뺨을 때리도록 시키는 동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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