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사건 희생자母에 “4000만원 내”…몰인정한 항공사

phoebe@donga.com2018-05-02 14:3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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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을 피신시키고, 대신 총에 맞아 숨진 플로리다 주 파크랜드의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 교사 스콧 베이겔 씨. 출처=Scott J. Beigel Memorial Fund
17명의 희생자를 낸 미국 플로리다 파크랜드 고교 총격 사건의 피해자 어머니가 막대한 전세기 비용 청구서를 받아들고 망연자실했습니다.

5월 2일 폭스뉴스는 린다 슐먼(Linda Schulman) 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보도했습니다. 슐먼 시의 아들인 지리 교사 스콧 베이겔(Scott Beigel) 씨는 학생들을 피신시키고 범인 니콜라스 크루즈 (Nikolas Cruz)의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비보를 접한 슐먼 씨는 즉시 아들에게 가려고 비행기 편을 알아봤지만 당장 탈 수 있는 항공편은 없었습니다. 방학기간인데다 플로리다에서 메이저 PGA 골프 대회가 열렸기 때문입니다.

연락한 모든 항공사들은 긴급 항공편에 좌석이 없다고 했고, 슐먼 씨는 하는 수 없이 탈론 항공사(Talon Air Inc)의 전세 비행기를 예약했습니다.

전세 비행기를 타 본 적은 없지만 엄청나게 비쌀 것이라는 건 예감했습니다. 슬픔에 잠긴 어머니가 낸 돈은 3만 6458달러, 우리 돈으로 4000만 원에 가까운 액수입니다. 전세기는 빈 비행기로 돌아오더라도 왕복 요금을 받는 게 항공사들에겐 일반적입니다.

탈론 항공사 전세기. 출처=talonairjets.com
슐먼 씨는 “왕복 비행기 삯에 연료비까지 제가 내야 한다는 걸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탈론 항공사는 동정심이라곤 없습니까”라고 페이스북에 적었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제트 블루 항공사는 파크 랜드 총격 사건의 희생자 가족들에게 무료 항공편을 제공했습니다.

논란이 되자, 탈론 항공사는 슐먼 씨에게 편도 비행기 요금 1만 8229.56 달러(한화로 약 2000만 원)을 제하고 나머지 금액은 스콧 베이겔 장학 재단에 기부했습니다.

회사 설립자 아담 캐츠는 1일 슐먼 씨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당신은 어떤 부모도 맞서서는 안 되는 가장 큰 비극을 견뎌 냈습니다. 어떤 부모님과 이런 일을 겪어선 안 됩니다. 이렇게 무의미한 폭력으로 인해 너무나 많은 고통과 슬픔, 상실을 겪은 모든 분들에게 유감을 표합니다. 우리 회사가 이 비극적인 일을 얼마나 형편없이 처리했는지, 제가 사과드립니다.”

슐먼 씨는 카츠 씨의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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