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김정은 위원장 친교 산책 ‘도보다리’, 왜 만들었나 했더니?

eunhyang@donga.com2018-04-27 18: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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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A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27일 남북정상회담 오후 일정 중 하나로 판문점 내 ‘도보다리’에서 친교 산책을 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4시 36분 공동 기념식수를 마친 뒤 수행원 없이 군사분계선(MDL)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 산책에 나섰으며, 4시 42분 도보다리 끝 쪽에 마련된 의자에 마주보고 앉아 약 30분간 대화를 했다. 배석자 없는 실질적인 비공개 단독 회담에 가까워 깊은 대화가 오갔을 것으로 짐작된다.

‘도보다리’란, 1953년 정전협정 직후 중립국 감독위원회가 판문점을 드나들 때 임무수행 거리를 단축하기 위해 습지 위에 놓은 다리다. 지형 특징상 이곳은 비가 많이 오면 물골이 생겨 멀리 돌아가야 하는데, 그런 수고를 덜기위해 1953년과 1960년 사이에 도보다리를 설치했다.

당시 유엔군사령부에서 ‘풋 브릿지’(FOOT BRIDGE)라고 부르던 것을 그대로 번역해 ‘도보다리’라고 이름 붙였다.

도보다리 끝에 있는 군사분계선 표식판은 101번째(0101호)이다. 군사분계선 표식물은 임진강 하구에 설치된 표식판 0001호에서 시작하며, 200m 간격으로 휴전선 약 250㎞에 걸쳐 설치돼 있다. 마지막 표식판 1292호는 강원도 고성에 있다.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는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이 나란히 걸을 수 있도록 다리의 넓이를 확장했다. 특히 이번 회담을 위해 원래 일자형이던 도보다리를 T자형으로 만들어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곳까지 연결했다.

한편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담소를 마친 뒤 도보다리에서 회담장으로 이동해 오후 회담에 들어갔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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