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도중 식은 피자에 분노한 남녀 “구우면서 가면 되잖아”

celsetta@donga.com2018-04-27 16:4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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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원래 이탈리아 음식이었던 피자, 이제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익숙한 요리가 되었죠. 특히 미국인들의 피자 사랑은 본토에 지지 않습니다.

대중적인 음식이니만큼 미국에서는 피자를 둘러싼 잡음도 끊이지 않습니다. 칼로리만 높고 영양가는 낮다, 조미료를 필요 이상으로 넣어 아이들이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지게 된다, 오래 가게 하려고 방부제를 넣는다, 기껏 배달시켜도 다 식어서 올 때가 많다…

인기만큼이나 논란도 많은 피자. 특히 배달 도중 피자가 식는 것은 예민한 문제입니다. 식어서 눅눅해지고 기름기까지 겉도는 피자를 받고 입맛이 돌기란 어려운 일이죠.

뉴욕시티에서 레스토랑을 네 개나 경영하던 요리 전문가 줄리아 콜린스(Julia Collins)와 전직 게임 프로듀서 알렉스 가든(Alex Garden)은 눅눅해진 피자를 견딜 수 없다며 의기투합했습니다. 두 사람은 2016년 4월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 ‘줌 피자(Zume Pizza)’를 창업했습니다. 메뉴에 관련된 것은 쉐프인 콜린스 씨가 맡고, 로봇을 활용한 피자생산 부분은 가든 씨가 맡았습니다.



Zume Pizza
줌 피자는 겉보기에는 다른 프랜차이즈 피자와 다르지 않습니다. 가격도 비슷하며 메뉴 구성도 여느 피자 가게들과 흡사합니다. 하지만 이 회사는 2017년 미국 CNBC가 선정한 유망 스타트업 회사 25곳 중 1위로 뽑히며 승승장구 중입니다. 비결이 무엇일까요.

우선 줌 피자는 인간과 로봇의 협업으로 생산 시간을 대폭 단축시켰습니다. 사람이 밀가루 반죽을 둥글게 펴면 로봇이 그 위에 소스를 바르고, 사람이 다시 넘겨받아 토핑을 올린 뒤 로봇이 오븐까지 가져갑니다. 한 시간이면 100판이 넘는 피자를 만들 수 있습니다.



Zume Pizza
두 번째 비결은 ‘피자를 차 안에서 구우면서 간다’는 것입니다. 줌 피자는 약 1분 30초 정도 ‘초벌구이’한 피자를 배달 트럭에 싣고 고객의 집으로 출발합니다. 이 배달트럭에는 작은 오븐이 수십 개 장착돼 있습니다. 로봇은 GPS를 통해 고객의 집까지 남은 시간을 계산한 뒤 도착하기 4분 전에 오븐을 작동시켜 피자를 3분 30초간 마저 굽습니다. 남은 30초는 먹기 좋게 한 김 식히는 시간이라고 하네요.

이렇게 바로 구워낸 피자를 받아 든 고객들은 문자 그대로 ‘갓 구운’ 피자 맛을 집에서 느낄 수 있다는 사실에 환호했습니다.

줌 피자 측은 “로봇으로 인건비를 절감하고 남은 돈으로는 직원들 복지에 투자하며 더 좋은 재료를 사는 데 쓰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눅눅하게 식은 피자를 보고 느낀 답답함을 창업으로 연결시킨 두 사람은 줌 피자를 배달음식계의 아마존으로 키우는 게 목표라고 합니다. 이들은 “미래에는 무인 주행차량을 배달트럭으로 활용해 피자트럭이 알아서 거리를 돌아다니며 피자를 만들어 팔도록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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