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가기 무서워하는 아들 책가방에 녹음기 넣어 보냈더니…

celsetta@donga.com2018-04-28 10:30:01
공유하기 닫기
사진=밀리사 씨 페이스북
미국 루이지애나 주 배턴루지에 사는 열두 살 소년 캠든 데이비스(Camden Davis)는 2017년부터 ‘호프 아카데미’라는 특수교육 전문 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캠든 군의 어머니 밀리사(Milissa)씨는 특수교육 전문가들이 모인 곳이라는 말을 믿고 아이를 전학시켰습니다.

그러나 전학간 지 얼마 뒤부터 아이는 학교 갈 시간만 되면 심하게 불안해 했습니다. 캠든 군은 원활한 의사소통이 어려운 중중 자폐증을 앓고 있어 험한 일을 당하더라도 피해를 호소할 수조차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밀리사 씨는 아들이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는 건 아닐까 걱정하며 아이 책가방에 작은 녹음기를 넣어 학교에 보냈습니다.

그 날 오후 녹음기를 확인한 밀리사 씨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이를 괴롭히던 건 또래 친구들이 아니라 ‘특수교육 전문가’라고 철석같이 믿었던 선생님들이었습니다. 녹음기에는 교사들이 아이를 매섭게 다그치며 “캠든, 이게 뭐가 어렵냐. 다른 아이들은 다 하는데 너는 왜 못 하냐”며 비꼬는 목소리가 담겨 있었습니다. 한 교사는 “이러니까 네가 다른 아이들과 같이 앉아있지 못 하는 거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녹음본을 들은 밀리사 씨는 분노를 간신히 억누르고 재빠르게 행동했습니다. 즉각 학교에 연락해 해당 교사들을 고발하고 아이 학교를 옮겼습니다. 아이를 학대한 교사 두 명은 해고됐습니다.

어머니의 세심한 관찰 덕에 캠든은 다른 학교로 전학 갈 수 있었고 훌륭한 선생님을 만나 전보다 훨씬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밀리사 씨는 “다행히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그 때 그 선생님들로부터 구박 당한 기억에 힘들어하는 것 같아요. 세 살 이후로는 자다가 용변 실수를 한 적 없는 아이인데, 밤에 이불을 적실까 봐 걱정하더라고요”라며 아들을 염려했습니다.

그는 “아이들 사이에서 괴롭힘이 일어나는 건 끔찍한 일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을 돌봐 줘야 할 어른들이 아이를 괴롭히는 건 더욱 용서할 수 없는 일이죠”라고 말했습니다.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