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男 원함‘, ’우린 미녀만 뽑아’ 中 대놓고 성차별 채용 공고

phoebe@donga.com2018-04-25 11:2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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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 6000개 이상의 구인 광고 분석
“남성 전용”, “남성용” 등과 같은 언급
“그들은 알리바바 직원들의 마음 속 여신들”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우리는 남자만 필요합니다.”
“여신들과 일하니 행복합니다.”

중국은 지난 40년 동안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뤘지만, 고용에서의 성차별 관행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입니다.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를 포함한 중국 굴지의 기업들의 성차별적 채용 공고가 심각한 지경이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CNN과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는 4월 23일(현지시간) 중국 민간 기업과 공공 기관 채용 공고에서 광범위한 성차별이 존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기관이 발표한 99페이지 분량의 보고서 ‘남성만 지원하세요’는 2013년부터 2018년 사이 중국 기업 웹 사이트와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게재된 3만 6000개 이상의 구인 광고를 분석한 것입니다.

■ “남성만 지원 가능”, “여성은 외모 본다”


수천 개의 채용 공고에는 “남성 전용”, “남성용” 등과 같은 단어가 언급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초과 근무, 고강도 작업, 남성만 지원 신청 가능’ 등입니다. 여성 지원자를 배제한 것입니다.

여성을 뽑는다는 공고에는 요구 조건이 붙습니다. 일반적인 것은 외모에 대한 언급입니다. 기업이 선호하는 여성 직원의 신장은 155cm~168cm, 몸무게는 65kg 이하, 피부에 문신이나 흉터가 없어야 합니다.

정부 부처 채용 공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중국 2018년 공공 행정 서비스 구인 광고 5개 중 1개는 ‘남성 전용’이나 ‘남성 우선’을 기재했습니다.



■ “여성 직원은 男직장인의 미래 배우자 용도로 뽑아”

알리바바, 바이두나 텐센트 같은 테크 대기업에 취업할 만큼 운이 좋은 여성들은 ‘능력 있는’ 남자 지원자를 채용하기 위한 ‘성적인 유인체’로 여겨집니다.

알리바바의 채용 광고 문구는 이렇습니다.

“그들(여성 직원)은 알리바바 직원들의 마음속 여신들입니다. 일하는 재주가 있고 매력적이고 유혹적이죠. 그들은 독립적이지만, 거만하지도 예민하지도 않습니다. 그들은 여러분의 동료가 되고 싶어 합니다. 여러분은 그들의 것이 되고 싶나요?”

텐센트, 바이두, 화웨이는 여성 직원들의 아름다움을 주요 광고 소재로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텐센트에 들어온 이유는 원초적 충동에서 비롯됐죠. 면접관이 매우 예뻤기 때문입니다.”

“바이두에서 아름다운 소녀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 매일 행복해요.”

“주택 가격보다 더 빠른 속도로 임금을 올리고, 아름답고, 멋진 여자와 결혼하기를 희망하십니까? 화웨이로 오세요.”

■ 기업들 유감스럽다며 ‘화들짝’


보고서가 발표된 후 알리바바는 “성별 관계없이 평등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명백한 채용 지침을 갖고 있다. 평등정책을 확실히 이행하기 위해 더 엄격한 검토를 하겠다”라고 AFP에 말했습니다. 알리바바는 “여성이 관리직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것은 양성평등에서 우리 업계 최고의 모범 사례 중 하나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라고도 했습니다.

텐센트는 “즉각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며 사과했습니다. 텐센트 대변인은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신속하게 조처를 할 것”이라고 AFP에 말했습니다.

바이두는 “문제의 채용 공고는 이미 삭제했고, 우리 가치관을 반영하지 않은 광고에 대해 후회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보고서는 일부 여성들이 차별적인 채용 공고를 한 고용주들을 법정에 세우는 데 성공했지만, 기업에 부과된 벌금은 무시할 만한 수준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 내 여성 인권 운동가에 대한 압력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성범죄 폭로 운동인 미투(#Metoo) 운동이 최근 일어났지만, 중국 당국은 이를 통제하기 위해 검색을 막고 소셜미디어와 관련 포럼을 삭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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