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세 치매 노모 모시고 배달 다니는 택배기사

celsetta@donga.com2018-04-23 15: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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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GTN
중국 쓰촨 성 청두 시에서 택배 기사로 일하는 카이 유준(53)씨는 동네 유명인사입니다. 올해 92세인 어머니를 모시고 배달을 다니기 때문입니다. 카이 씨의 어머니는 연로한 데다 알츠하이머까지 앓고 있으나 아들은 벌써 7년 째 어머니를 등 뒤에 태운 채 일하고 있습니다.

4월 19일 CGTN에 따르면 카이 씨는 어머니가 좀 더 편히 앉으실 수 있도록 이륜차 뒷좌석을 꼼꼼히 개조하기도 했습니다. 좌석에 나무판을 덧대 방석 면적을 넓히고 두 발을 편안히 댈 수 있도록 뒷좌석용 발 받침대도 만들어 달았습니다.

알츠하이머 진단을 막 받았을 당시만 해도 어머니 양 수시우 씨의 병세는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기억력이 나빠지고 가끔 깜빡깜빡하는 증세가 있었지만 적어도 자기 자신을 돌볼 수는 있었습니다. 그러나 치매 증세는 하루가 다르게 심해져 갔고 집에 홀로 있기 어려운 정도가 되었습니다.

카이 씨는 “초기에는 어머니 정신이 맑으셔서 집에 혼자 계시거나 산책을 다니실 수 있는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병세가 악화되면서 자기가 지금 어디에 가던 중이었는지, 뭘 하려던 참이었는지 기억하지 못하게 되셨어요. 그래서 어머니를 모시고 다니기로 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진=CGTN
지역 컴퓨터 업체 물건을 주로 배달하는 카이 씨는 어머니 때문에 빌딩 경비원들을 설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컴퓨터 부품을 배달하러 빌딩에 들어가야 하는데 경비원이 ‘할머니는 들어가실 수 없다’고 막아서는 일이 잦았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사정을 설명하자 경비원들도 할머니가 건물 안에 들어가실 수 있도록 허락해 주었습니다.

카이 씨는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어머니를 모시는 건 제 의무입니다. 어머니는 가족을 위해 평생을 바치셨는데, 이 정도는 기꺼이 해야죠"라고 밝게 말했습니다.

한 손에 배달 물품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어머니의 손을 잡은 채 배달 다니는 카이 씨의 사연은 지역 주민들은 물론 해외 네티즌들에게까지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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