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실종기 찾는다 설치던 무당, 국회의원 출마 선언

phoebe@donga.com2018-04-19 16:3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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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주술사 이브라힘 매트 진(가운데). 사진출처 | (GettyImages)/이매진스
말레이시아항공 370편 추락사고 당시 코코넛 두 개를 들고 실종 기체를 찾겠다고 굿판을 벌여 세계적인 조롱을 받은 말레이시아 무당이 총선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라자 보모’라는 예명으로 유명한 무당 이브라힘 매트 진(Ibrahim Mat Zin‧68)이 오는 5월 9일(이하 현지시간) 치러지는 말레이시아 총선에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고 일간 더스타 등 현지 언론이 4월 18일 보도했습니다. 이브라힘 매트 진은 “깜짝 홍보 행사”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2014년 감쪽같이 사라져 여전히 행방불명인 말레이시아 여객기 MH370의 위치를 ​​찾아내겠다며 제자들을 데리고 나타나 기묘한 주술 의식을 행했습니다. 코코넛을 들고 주문을 외우고 노를 젓고 물을 퍼내는 시늉을 하다가 “비행기는 여전히 하늘을 날고 있거나, 바다에 추락했거나 둘 중 하나”라고 황당한 발언을 늘어놓았습니다. 놀랍게도 당시 그를 부른 건 정부입니다. 50년 경력의 무당인 그는 평소에도 수천~수억 원대의 돈을 받고 고관대작들의 점을 봐준다고 합니다.

이브라힘 매트 진은 기자회견에서 바간 다툭(Bagan Datuk) 선거구에 자신을 지지하는 유권자가 2만 5000명 있다고 주장하면서 “코코넛 두 개를 들고 전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명성은 필요 없다. 남을 돕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실업자를 돕고 생필품 가격 상승을 잡겠다고 포부를 전했습니다. 또한, 선거에서 승리하면 가난한 학생들과 미혼모와 장애인에게 매달 수당을 주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총선은 나집 라작 총리가 지난 4월 6일 임기 종료 2개월을 앞두고 의회를 해산한 데 따른 것입니다. 후보자 등록은 28일까지이며, 공식 선거 유세 기간은 선거일까지 11일로 짧습니다. 조기 총선이라 정치 신인은 불리합니다. 이미 세계적으로 알려진 이브라힘 매트 진은 유리한 고지에 선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성공 가능성은 별로 높지 않습니다. 적수인 아흐마드 자히드 하미디 부총리는 말레이시아 정부에서 가장 막강한 정치 스타 중 한 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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