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교황에게 무신론자 아빠가 천국에 있는지 물었다

phoebe@donga.com2018-04-19 14: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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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 Arlington Catholic Herald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깊은 고민에 빠졌던 소년은 해답을 구하러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다가갔습니다. 교황은 눈물을 흘리는 소년을 조용히 끌어안고 위로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4월 15일(현지시간) 로마 근교 성 바이로 성당을 방문했을 때 촬영한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어린 소년이 성당 앞 마이크 앞에서 교황에게 질문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었죠.

허프 포스트에 따르면, 소년의 이름은 에마누엘레(Emanuele)라고 합니다. 자기 차례가 오자, 소년은 마이크 앞에서 얼어 버렸습니다. 흐느껴 우는 소년의 소리가 들렸습니다. 교황은 아이에게 앞으로 나와 달라고 했습니다. 교황은 소년을 포옹했고, 두 사람은 조용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이윽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대화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소년이 청중에 공개하도록 허락한 내용입니다. 

유튜브 @ Arlington Catholic Herald 
교황은 에마누엘레가 최근에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위해 울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년은 교황에게 “아빠가 무신론자”라고 말했지만, 자녀 4명 모두 세례를 받게 했다고 했습니다.

소년은 교황에게 “아빠가 천국에 가셨을까요?”라고 물었습니다.

교황은 “아버지의 힘을 계승한 소년도 우리 앞에서 울 용기를 지녔습니다”라며 “이런 아이를 키워냈다면 그는 훌륭한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 사람은 신앙의 은사를 못 받았고 가톨릭 신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녀에게 세례를 받게 했습니다. 그는 좋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유튜브 @ Arlington Catholic Herald 
교황은 신이 천국에 갈 사람을 결정하고, 그분은 “아버지의 마음”을 지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좋은 사람인 에마누엘레 아버지와 같은 사람을 하느님께서 버릴 거로 생각하느냐”고 소년 소녀 청중들에게 질문했습니다.

아이들은 “아니요!”라고 소리쳤습니다.

교황은 “에마누엘레, 그게 대답입니다”라고 소년에게 말했습니다.

이어 “신자인 사람이 자기 자녀를 세례 받게 하는 것보다, 신자 아닌 사람이 그러는 게 더 어렵기에, 하느님께서는 분명 아버지를 자랑스러워했습니다. 분명히 하느님을 매우 기쁘게 하셨을 겁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무신론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13년 9월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에 보낸 2500자 분량의 기고문에서 교황은 “신의 자비는 한계가 없다”며 신앙이 없으면 “양심에 따라 살면 된다”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2월 미사 강론 중에는 “위선적인 이중생활을 하는 많은 신자보다 무신론자가 더 낫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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