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 “미투운동 지겨워” 발언 논란

celsetta@donga.com2018-04-17 16:35:24
공유하기 닫기
사진=Youtube 'CNBC Life'
명품 브랜드 샤넬(Chanel)과 펜디(Fendi)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본인 이름을 딴 브랜드도 갖고 있는 유명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가 “미투 운동에 질렸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라거펠트는 “남이 자기 몸을 만지는 게 싫으면 모델이 될 게 아니라 수녀원에 들어가라”고도 말했습니다.

칼 라거펠트는 4월 12일 프랑스 패션지 누메로(Numero)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는 ‘미투(#MeToo)운동이나 타임스업(#Time’sUp)운동이 당신에게 영향을 주었는가’라는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Absolutely not)고 단언했습니다. “자기가 무슨 일을 당했는지 기억해내는 데 20년이나 걸린다니 놀랍다. 심지어 목격자도 없는 일 아닌가”라며 미투 운동에 나선 여성들을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이제 모델에게 포즈를 잡아 줄 때 일일이 괜찮냐고 물어봐야 한다는 글을 어디서 보았다. 그건 너무 과하다. 그렇게 되면 디자이너로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하며 최근 모델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스타일리스트 칼 템플러(Karl Templar)를 옹호했습니다.

라거펠트는 “한 모델이 ‘칼 템플러가 내 바지를 갑자기 내렸다’고 말하자마자 그는 그 동안 존경받으며 일하던 업계에서 쫓겨났다. 믿어지지 않는 일이다. 만약 바지가 끌어내려지는 게 싫다면 모델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런 걸로 불편해하는 사람은 수녀원에 들어가야 한다. 수녀원에는 그런 사람들을 위한 자리가 언제나 준비돼 있는데다 심지어 ‘신입’을 상시 채용중이다”라며 피해자를 조롱했습니다.

인터뷰가 공개되자 모델과 배우 등 여러 유명인사들이 칼 라거펠트를 공개적으로 비난했습니다. 슈퍼모델 크리시 타이겐은 자신의 SNS에 “(모델과 수녀원 사이에)다른 선택지도 있겠죠, 칼”이라는 글을 올려 유감을 표했으며 코미디언 휘트니 커밍은 “칼 라거펠트는 미투운동에 질렸다지. 나는 돈 많고 늙은 백인 남성들이 여자들을 착취해서 돈을 긁어 들이는 꼴에 완전 질려 버렸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논란이 거세지며 샤넬을 불매하자는 움직임도 일고 있으나 라거펠트 측은 4월 17일 현재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